• '한류'가 북한 여성들에게 담배까지 권한다.

    "마약보다 담배가 낫다."

    서영석 기자 /뉴포커스

    평양에 거주하는 젊은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고 작년에 북한을 탈북한 여성이 주장했다.

    이미정(39. 가명) 씨에 의하면 재작년 방문한 평양의 한 주택에서 젊은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고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더구나 평양남성들조차 일부에선 이러한 여성의 변화를 인정하며 먼저 담배를 권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보수적인 북한에서 젊은 여성이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대단한 변화이다. 기존 북한의 여성에게 담배란 오직 할머니만의 전유물이었다. 적어도 할머니는 돼야 여성이 담배를 필수 있다는 무언의 사회적 약속 같은 것이 있었다. 젊은 여성이 담배를 피운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그래서 용납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 간부층이나 부유층 자녀들 속에서 시작된 담배가 평양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 중 하나가 놀랍게도 한국 드라마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탈북자 박씨는 아마도 한류영향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북한에선 한국 드라마를 따라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여성의 옷차림이나 말투, 그리고 자신 있는 모습 등 특히 담배를 피며 운전까지 하는 모습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상대적으로 삶의 고난도가 적은 평양여성의 흡연은 스트레스를 풀기보다는 단순한 멋 부리기 용으로 보인다. 이는 마치 1980년대 말 경제성장과 함께 등장했던 한국의 현상과 유사하다. 그 당시 외국담배회사들은 거리에서 젊은 여성들에게 공짜 담배를 나눠주며, 마치 담배를 피워야 세련되고 현대적인 여성이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주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담배가격이 비싼 북한에선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여성의 흡연현상이 지방으로 번져 한국처럼 대중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지방의 여성들은 합법적 마약인 담배보다 오히려 ‘얼음’이라 불리는 진짜 마약의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다.

     경제적으로 빈곤하여 삶에 지친 지방여성에겐 비싼 담배보다 마약이 더 쉽게 얻을수 있고 최면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담배보다 마약을 하는 여성의 모습이 더 자연스러운 기인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선 건강을 위해 흡연의 피해를 막는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선 삶에 지친 주민에게 마약대용으로 차라리 담배를 권해야만 하는 현상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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