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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조성민, 신기성, 김주성. ⓒ뉴데일리
'총알탄 사나이' 신기성(37)이 27년간 정들었던 코트를 떠난다.
신기성은 4일 오후 서울 신사동 KBL 센터에서 가진 은퇴 기자회견에서 "오늘 선수로서의 마지막을 알리고자 나왔다"며 "농구인생을 생각하면 행복했던 선수였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획득한 신기성은 가드진이 포화상태인 원소속구단 전자랜드와의 협상에 실패했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가 있었고 전자랜드가 재계약 포기를 선언함으로써 영입을 원하는 타 구단의 부담도 줄어 새 둥지를 틀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신기성에 대한 영입의향서를 제출한 구단은 없었고 27년 만에 유니폼을 벗게 됐다. 98년 동부의 전신인 나래에 입단 후 14년 동안 꾸준히 활약하며 총 613경기를 출전한 그의 공로는 한 마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무게감이 느껴진다.
신기성 선수의 말이다.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가고픈 욕심도 있었지만 더 이상 후회는 없다. 선수생활에서 힘들고 지칠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모든 것을 다 바쳤던 아내와 가족에게 감사한다. 지금까지 농구를 지도해주신 은사님들, 선배님들 그리고 후배님들에게 모두 감사하다. 끝으로 팬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들은 저에게는 생명수 같은 존재였다."
은퇴 소감을 밝힌 신기성은 이내 눈물을 글성거렸다. 하지만 정작 눈물을 보인 이는 신기성의 아내였다. 농구선수의 아내로 살면서 또 남편의 아쉬운 은퇴를 마주하는 장면을 같이 지켜본 장본인으로 흘리는 눈물이라 현장은 이내 고요해졌다.
잠시 안정을 취한 신기성은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남을 탓하지는 말아야 한다. 자신이 부족하기에 알아주지 않는 것이다. 부족함을 채워가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은퇴 후 계획에 대해서 그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꿈꾸고 있는 딸아이의 꿈을 여러모로 뒷바라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도고-고려대 졸업 후 98~99시즌을 앞두고 나래에 입단한 신기성은 첫 해 신인왕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고 2004-2005시즌에는 TG삼보(동부 전신) 소속으로 시즌 MVP를 차지했다. 또 2002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당시 대표팀 멤버로 활약하는 등 스타 플레이어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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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현역 시절 신기성과 호흡을 맞췄던 김주성(동부)와 조성민(KT)이 방문해 자리를 빛냈고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도 신기성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격려했다.
글, 사진 : 윤희성 기자 ndy@newdail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