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권파 “21일까지 사퇴해” vs 구당권파 “사퇴는 절대 안돼”
  • 내전(內戰)이 벌어졌다.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는 18일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구당권파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에게 21일까지 사퇴서를 제출하도록 통보했다.

    반면 구당권파 측은 법정 공방까지 불사하겠다며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일각에서 2의 폭력사태를 예상할 만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 ▲ 통합신보당 내 신당권파인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좌)과 구당권파의 실세인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 ⓒ연합뉴스
    ▲ 통합신보당 내 신당권파인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좌)과 구당권파의 실세인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 ⓒ연합뉴스

    혁신비대위는 이날 이정미 대변인을 통해 “순위 경쟁 명부의 비례 당선자와 후보자 전원은 후보자 사퇴 신고서를 작성해 오는 21일 오전 10시까지 중앙당으로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변인은 “사퇴의사를 표명하지 않는 4명의 경선 비례대표 후보들에게 무작정 시간을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구당권파의 ‘당원비대위’ 추진에 대해선 “초기에 혁신비대위 참여를 타진하다 이제와서 불법 운운하며 당원을 분열시키고 있는데 당의 주요 인사인 시·도당 위원장들은 당의 근간을 흔들고 분열시키는 해당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신당권파는 이날 이홍우 혁신비대위원을 위원장으로 하고 김성현 경기도당 위원장 등을 위원으로 하는 중앙위 폭력사태진상조사위를 구성하고 ‘폭력행사자’, ‘단상점거자’, ‘물리저지자’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또 권태홍 비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인사위를 구성, 체제 정비를 위한 인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구당권파 소속인 이의엽 정책위의장 및 공동 정책위의장 3명과 우위영 대변인은 사임했다.

    이 대변인은 민주노총의 조건부 지지철회를 지적하며 “혁신안에 반대하는 분들은 80만 민주노총 조합원과 1천600만 노동자의 지지 없이 진보정당의 생명력은 유지될 수 없는 만큼 이 엄중한 요구 앞에서 힘을 모으자”고 주장했다.

    시도당 공동위원장 30여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혁신비대위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맞서 구당권파는 사무총국 당직자, 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 및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등 당내 대표성이 있는 당원 500명 이상이 참가하는 당원비대위를 내주초 출범시키기로 하고 세규합에 돌입했다.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를 비롯한 구당권파는 이번 내분사태에서 당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당원들이 철저하게 소외됐다고 판단하고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당원토론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들이 “출당은 분당 시나리오”라고 반발하며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당원비대위’ 출범을 강행할 태세여서 신당권파와 구당권파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구당권파 소속 이상규 당선자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석기 당선자 등에 대한 출당 검토는 당이 분당될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이며 이번 사태 발생 초기부터 계속 그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