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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당 대표 선출”
만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예상하고 있었을까. 상당히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다.
꽤나 연습한 듯 하다. 미리 준비한 당선 소감문을 막힘 없이, 단숨에 읽어 내려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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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당 황우여 새 대표가 15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되고 나서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예정된 승리, 박근혜=황우여 ‘대세론’
사실 5.15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의 서막이 오르기도 전부터 그는 최유력 후보로 거론돼왔다.
이른바 ‘대세론’이다.
4.11 총선을 통해 새누리당을 최악의 위기에서 구해낸 주인공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라면 황우여 신임 대표는 ‘명품 조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총선 승리 이후 더욱 견고해진 ‘박근혜 대세론’과 최근 수면위로 부상한 ‘황우여 대세론’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압도적이었다. 범(凡)친박계로 분류되는 황우여 신임 대표는 개표 결과, 대의원 현장 투표 및 당원·청년 선거인단 투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에서 총 3만27표를 획득했다.
이혜훈(1만4천454표), 심재철(1만1천500표), 정우택(1만1천205표), 유기준(9천782표) 후보는 각각 2위~5위를 기록하며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그에게 주어진 첫번째 과제는 12월 치러지는 ‘빅이벤트’ 18대 대통령선거이다.
■ 黃 대선 가도 관리하는 ‘수문장’
황우여 신임 대표는 12월 대선까지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박근혜 위원장을 비롯한 당내 대권주자들을 무사히 본선으로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부여받았다.
당장 8월로 예상되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공정하고 잡음없이 치러내는 것이 급선무다.
문제는 경선 룰이다. 지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에도 당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진영은 경선룰을 놓고 2달이 넘게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번에도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앞서 대권도전을 선언한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이재오 의원 ‘비박(非朴) 3인방’이 입을 모아 완전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경선룰 변경 여부를 놓고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황 대표는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TV토론에서 “지금의 경선규칙인 반(半)폐쇄형, 세미 프라이머리도 굉장히 발전된 제도”라며 현행 경선룰을 유지할 뜻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대선후보 결정에서 하자가 있거나 부실하면 심각한 문제이므로 오픈 프라이머리보다는 현실에 발을 딛고 부작용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 중 대부분이 황 대표와 같은 견해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완전 개방’을 주장하는 비박 진영과 친박(親朴) 성향의 신임 지도부가 얽히고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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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에서 열린 새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새누리당 제1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황우여 신임대표가 박근혜 비대위원장(왼쪽)에게 당기를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 비박(非朴) 3인방, 박근혜 계속 공격할텐데···
사실 외통수가 가장 큰 문제다. 비박 3인방이 박근혜 위원장을 공격하는 수위가 한계치를 넘어설 경우 야당에게는 좋은 먹잇감이 된다.
‘내부 분열’과 ‘외부 공격’을 동시에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선거 국면이 가까워질수록 상대 진영은 사소한 약점 하나라도 주목하게 되는데 섣불리 내부에서 이성을 잃고 치고 받다가는 빌미를 내줄 수 있다.
비박 3인방은 앞으로 연대를 모색하며 박근혜 위원장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죌 것으로 예상된다.
적당한 선까지 수위를 조절, 경선을 최대한 흥행시키는 것이 황우여 신임 대표가 풀어내야 할 과제다.
새 지도부 내에서 잡음이 터져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심재철 최고위원이 친이계를 대변하면서 ‘제동’을 걸 경우 당 전체가 극도의 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황 대표가 이날 “경선에서 화합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제는 친이, 친박, 비박 없이 하나의 새누리당만 있을 뿐”이라며 당 화합을 강조한 것도 이런 전망과 무관치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