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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2월 장정옥(50·남)씨는 작더라도 남의 밑이 아닌 본인의 가게를 오픈하기로 결심했다. 27년간 제과점에서 제빵사로서 기술을 인정받긴 했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내 일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점포를 알아보던 중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인왕시장 내 제과점을 발견해 인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장씨의 눈에 든 '빵이가득한집'은 보증금 700만원, 권리금 1,500만원이었다. 본래 제과점을 했던 곳이라 별도로 장비 및 부대비용은 거의 없었지만 2,300만원은 확보해야 했다.
장씨 수중에 있는 돈은 1,300만원 남짓. 모자른 돈 1,0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우선 국민-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제1금융권에서는 장씨의 신용이 7급등 이하라며 대출을 거절했다. 과거 신용카드를 연체했던 기록이 남아 문제가 된 것이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되자 서류를 준비해 저축은행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떨어진 신용등급 때문에 결국 어떤 은행에서도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여기저기 서류를 내봤어요. 하지만 예전에 카드값 한번 밀렸던 것이 문제가 돼서 돈을 빌릴 수 없었습니다. 신용등급이 8등급 정도로 떨어져 있더라고요”
여러 은행을 전전하던 장씨는 결국 대부업체를 찾게 됐다. 30%에 달하는 높은 금리였지만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대부업체에서는 복잡한 절차 없이 쉽게 1,000만원을 빌려줬어요. 하지만 이자가 엄청나게 높아 부담이 컸습니다. 장사해서 돈을 모으기는커녕 이자 내기에 급급했어요. 어쩌다 이자 날짜를 하루라도 놓치게 되면 이자가 불어났죠. 중도상환해서 조금씩 줄여나갔지만 그래도 부담이 컸습니다”
힘들게 대부업체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장씨는 '빵이가득한집'을 열게 되면서 인왕시장에 홍보를 나온 미소금융직원을 만나 신용등급이 7등급이하라 하더라도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준다는 말을 듣게 됐다. 쉽게 돈을 빌려준다는 말이 반신반의 했지만 몇 가지 서류를 제출하자 바로 5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사업자등록증, 초본 등 간단한 서류를 제출하니 미소금융에서 500만원을 대출해줬습니다. 대부업체에 비하면 미소금융의 이자는 거의 없는 셈이죠”
장씨는 장사를 해서 번 자금과 미소금융을 통해 얻은 자금으로 대부업체 대출부터 갚아나가기 시작해 원금 대부분을 상환한 상태다.
“미소금융에서 빌린 돈으로 이자가 비싼 대부업체의 빚을 거의 다 갚았습니다. 한달, 70만원만 갚으면 끝입니다. 이제 빚 없이 다리 뻗고 편히 장사만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게 해준 미소금융이 너무 고맙습니다”
성실하게 살아 온 모습을 자식들에게 보여준 덕분인지 첫째 딸은 의대에, 둘째 아들은 4년제 대학을 성실히 다니고 있다. '빵이가득한집'도 하루에 25~30만원 수준의 매출을 내고 있어 생활에 큰 걱정이 없다.
“큰돈은 아니지만 직장생활에 비해 적지 않은 수준으로 매출이 올라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만큼 더 열심히 노력할겁니다”
장씨는 새로운 빵 개발에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직접 개발한 녹차, 당근, 복분자 카스테라의 인기가 좋다고 한다.
“트렌드에 맞게 웰빙을 지향하는 빵을 주로 개발하고 있어요. 현재 시금치카스테라, 호두롤, 건조과일빵도 개발 중입니다. 자주 와도 식상하지 않게 매번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