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박근혜, 하수인 말고 직접 말해라"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는 3일 "대리인이나 하수인을 내세우는 것은 비겁하다. 할 말이 있으면 박 위원장이 직접하면 좋겠다"고 날을 세웠다.

민생탐방차 목포를 방문 중인 정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측근인 이정현 의원이 최근 자신을 향해 '실패한 지도자'라고 공격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정 전 대표에 대해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그렇게 좋은 시절에도 당을 맡아 재보궐 선거마다 참패를 하고 지방선거는 완패를 해 결국 임기도 못 채우고 중간에 그만두고 나왔다"고 비판했다.

또 자신의 홈페이지에도 정 전 대표의 대선 경선 출마와 관련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비전 제시보다는 박 위원장을 비방하는 내용 위주로 보도가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정 전 대표의 이러한 '하수인' 언급은 도를 지나쳤다는 분석이 많다. 정 전 대표와 가까운 안효대 의원도 잇따라 보도자료를 내며 박 위원장을 향한 공세를 펼쳐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이날도 "친박 인사들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위기 때마다 당을 구했다고 하는데 총선 승리라는 미명 하에 친박 일색으로 사당(私黨)화를 합리화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새 지도부 선출과 관련해서도 "현재 새누리당은 사실상 박 위원장 1인 체제이다. 이번에 당 대표까지 박 위원장과 가까운 사람이 되고 박 위원장이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당권과 대권의 분리라는 당헌의 정신에 분명히 위배되고,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경쟁력도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위원장이 경쟁하는 분도 다 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광우병 젖소가 발견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두고는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필요하다면 100% 검역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중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선 "한중 FTA가 잘 돼서 우리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FTA가 되길 바란다. 우리들은 그동안 칠레, 유럽, 미국과 FTA 했지만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혜택은 별로 없었다"고 했다.

"중국은 소비자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이다. 중국과의 FTA 통해서 우리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 돌아올 수 있도록 하면서 동시에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을 보호하는 준비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