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 의원.ⓒ
    ▲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 의원.ⓒ

    지금 미국은 선거로 바쁘다. 연방의원들과 대통령 투표일은 같다. 전통적으로 11월 첫째 화요일이 투표일이 되기 때문에 올해는 11월 6일이 투표일이다.
     
    미국 정치의 전통으로는 현직 대통령이 재임하기 위해 출마하면 같은 당에서는 모두들 양보하기 때문에 민주당은 오바마 단독 출마로 선거자금을 많이 모아놓고 그 동안 공화당 경선에서 싸우는 모습을 옆에서 구경만 해왔다. 그래서 현직 대통령이 재선될 확률이 훨씬 높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43명의 과거 미국 대통령 중에서 재선된 대통령은 겨우 13명밖에 되지 않는다. 약 30%만이 재선된 것이다. 그렇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될 것인가.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오바마가 재선되길 바란다. 그는 역대 대통령 중 한국에 가장 적극적인 친한파이기 때문이다. 나는 공화당 출신이라 공화당의 롬니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지만, 나 또한 한국사람이라 한국을 높이 평가해주는 오바마가 싫지는 않다. 한국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4년 더 재임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불행히도 오바마 앞에는 험난한 정치 장애물들이 있다. 오바마의 정치 장애물로 첫 번째를 들자면 북한에 대한 미온적 태도이다. 좀 더 강경하고 확실한 의지가 보이지 않고 중국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강력한 리더십 발휘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의 잇따른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오바마에게 정면으로 모욕을 준 것이라고 공화당은 보고 있다. 며칠 전 UN안보리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을 강력히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또한 의장성명은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더욱 강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툭하면 강력한 의장성명이다. 아무런 강제성도 없는 말로만 하는 성명이냐, 아니면 이번에는 뭔가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냐에 대해, 이미 중국의 북한 감싸기가 시작된 마당에 이번에도 결국은 예전처럼 말뿐인 경고로 끝날 것같이 보인다. 공화당도 당연히 오바마의 미지근한 태도를 공격할 것이다.

    두 번째 장애물은 GSA(조달청) 스캔들이다. 13,000명의 직원을 두고 자그마치 $21 billion, 약 2백억 달러의 예산을 가진 정부 조달청이 얼마 전 라스베가스 컨벤션에서 쓴 돈이 82만 3천 달러로 그 중에 식사비만 $14만6,527 달러를 썼다. 1인당 허용된 30달러를 크게 초과한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난 속에 청장이 사표를 냈고 이번 스캔들에 대해 곧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그런데 공교로운 것은 이를 들추어낸 게 더빈이라는 민주당 상원의원이었다는 점이 흥미로운 사실이며, 공화당에서는 존 마이카 위원장이 청문회를 맡았다. 공화당은 이 청문회를 대통령 선거 때까지 끌고가 오바마의 재선을 저지하는데 활용할 전망이다.

    세 번째는 예산안 심의다. 이번에는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자 롬니까지 합세해 공화당의 총공세가 예상된다. 선거가 없던 작년에도 예산 통과 때 오바마 대통령이 적잖게 땀을 뺏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10배가 더 힘들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 예산 통과를 보아도 6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 편을 들었기 때문에 점점 늘어나는 재정적자에 더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에 합세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힘든 고비가 아닐 수 없다.

    마지막 네 번째는 미국의 경제이다. 정부에서는 경기가 좀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막상 경기지표에서 나타나는 현실을 보면 그렇지 않다. 2012년 미국 경제는 약 2% 증가하고 실업률은 8%,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은 약 2%. 이런 상황을 미국 국민들이 만족해할까 의문이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경제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린턴도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란 구호로 당선됐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는 오바마에게 절대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이다. 오바마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버핏세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심할 것이다. 대다수 공화당 의원들은 버핏세를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된 사람들에게 내리는 벌금이라고 생각한다.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앞길은 험난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