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10년 넘게 해병대 장교로 근무…나중에 항공장교큰 아들은 사병으로, 작은 아들은 장교로 같은 중대에서
  • ‘해병대 집안’은 종종 있다. 하지만 모두 같은 중대 출신인 삼부자는 드물다.

    해병대는 “해병대 1사단 소대장 중 아버지가 30년 전 같은 소대에서 소대장이었고, 형은 같은 중대에서 사병으로 근무한 집안이 있다”고 소개했다. 민웅기(학군 56기, 24세) 중위가 그 주인공이다.

    민웅기 중위는 육군 ROTC로 학교 생활을 하다 해병대에 지원해 2011년 소위로 임관했다. 민 중위가 처음으로 배치받은 곳은 해병대 1사단 21대대 1중대 2소대장. 그런데 나중에서야 자신의 아버지도 같은 중대, 같은 소대장으로 근무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 ▲ '해병대 삼부자'. 왼쪽부터 민병호 씨, 민웅기 중위, 민아성 씨.
    ▲ '해병대 삼부자'. 왼쪽부터 민병호 씨, 민웅기 중위, 민아성 씨.

    아버지 민병호(54) 씨는 부모님과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해병대에 지원했었다. 민 씨는 1980년 해군 제2사관학교 4기로 입대해 해병대 21대대 1중대 2소대장으로 군 생활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중대장직을 수행하다 항공병과로 전과해 대위로 전역할 때까지 10년 10개월 동안 해병대에서 근무했다. 민 씨는 현재 SBS에서 항공취재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민웅기 중위의 형 민아성(28세) 씨는 해병대 병 969기로 입대해 해병대 21대대 1중대 3소대에서 근무했다. 지금은 용산 전쟁기념관 전쟁기념사업회에서 근무하고 있다.

    아들들이 해병대에 입대하게 된 건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민아성 씨는 어릴 때부터 해병대에 대한 아버지의 애정을 보며 마음 속으로 “내가 가야할 군은 오직 해병대”라는 생각을 갖게 돼 해병대에 지원했다고 한다.

    민웅기 중위는 장교로서 리더십을 기르고자 육군 ROTC에 입단했다. 민 중위는 임관을 앞두고 해병대 장교 모집요강을 본 뒤 해병대에 지원했다고 한다.

    해병대 지원 이유에 대해 “아버지의 영향 때문은 아니다”라던 민 중위는 “하지만 아버지를 닮아 평범함을 거부하는 성격이 이유인 것 같다”고 답했다.

    민병호 씨는 30년 후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아들에게 해병대 생활을 듣고선 많은 것이 변했다고 느꼈다고 한다. 아버지는 민 중위에게 “대화를 통해 소대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시류와 인기에 영합하지 말고 솔선수범하고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는 엄격한 지휘자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형 민웅기 씨도 동생에게 “병들 또한 직업군인인 장교, 부사관의 고충을 이해하므로 계급으로 벽을 쌓을게 아니라 서로의 입장에서 배려해라”며 “먼저 가슴을 열고 부하를 믿어주는 소대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