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26일부터 4일간 격오지 장병들 사진 코엑스서 전시해발 1,300m 산꼭대기서 지내는 20대 청춘이 ‘군 생활’이다
  • 페미니스트나 ‘자칭 진보’들이 잘 하는 말이 ‘남자들은 군 생활하는 것 같고 큰 소리 치지 마라. 여자는 애 낳는다’는 소리다. 국민의 의무도 아닌 ‘애 낳는 것’을 내세워 무시하는 군생활이 어떤지 보고 싶다면 코엑스에 가보는 게 어떨까.

    국방부는 26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1회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제전에 ‘격오지 장병들의 사진 이야기-구름 위의 섬, 그 섬에 가다’라는 기획사진전을 연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사진전은 거주가 어려운 격오지에서 국방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우리 장병들의 모습을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사진에 담아 전시해 국민과의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 ▲ 을지부대 향로봉 중대의 훈련 장면. 저 곳은 5월에도 눈이 내린다.
    ▲ 을지부대 향로봉 중대의 훈련 장면. 저 곳은 5월에도 눈이 내린다.

    전시된 사진들 중 눈을 끄는 사진은 해발 1,293m에 위치한 육군 을지부대 향로봉 중대와 경기 북부 화악산 1,346m 고지에 위치한 공군 제8979부대의 장병들의 ‘일상’이다.

    향로봉은 금강산 1만2,000봉우리 중 하나로 백두대간의 중심이다. 향로봉은 강원도 인제 고성의 경계지점에 있는 1,293m의 높은 고지로 ‘구름이 덮힌 날이면 향로에 향불을 피워놓은 형상으로 보인다’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을지부대는 1952년 4월 8일 강원도 양양에서 창설돼, GOP전방 854고지와 812고지 전투에 참가해 혁혁한 공을 세운 바 있다. 1996년 강릉무장공비 침투 때도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향로봉 생활이 어려운 것은 20도를 넘는 일교차 등 우리나라가 아닌 듯한 날씨와 중대원 외에는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점. 특히 겨울철 향로봉 생활은 1m 넘게 내리는 눈에다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지는 기온과 초속 10미터 이상의 강풍 때문에 ‘하얀 지옥’처럼 느껴진다.

    경기 북부 화악산에 위치한 공군 제8979부대도 사정은 그리 다르지 않다. 1971년 6월 4일 창설된 공군 제8979부대는 한반도 동·북부 대공방어 핵심전력이다.

  • ▲ 아침에 일어나면 볼 수 있는 운해(雲海). 공군 제8979부대에게는 일상이다.
    ▲ 아침에 일어나면 볼 수 있는 운해(雲海). 공군 제8979부대에게는 일상이다.

    이 부대가 있는 경기도 가평은 높은 산과 맑은 계곡으로 유명한 휴양 명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부대가 주둔 중인 곳은 1,436m 고지. 덕분에 국군 부대 중 가장 높은 곳에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사진전의 주인공은 해당 부대원들이다. 장병들은 자원 및 추첨을 통해 직접 부대와 평소 생활을 기록했다. 장병들이 일정기간 동안 직접 카메라를 소지하고 평소 군 생활을 기록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군내에서 처음 시도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장병들이 찍은 사진 중 멘토와의 면담을 통해 선정한 70여 점을 공개한다. 국방부는 사진 비전문가인 장병들을 위해 사진교육에는 사진작가 파야, 정원석, 개그맨 정종철 등을 멘토로 초청해 촬영 기법 등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군 생활을 ‘애 낳는 것’과 비교하며 무시하는 사람들은 이번 주말 코엑스를 찾아 장병들의 일상을 보고 그 곳까지 40kg이 넘는 짐을 지고 걸어 올라가, 2년을 갇혀 지내야 한다는 상상을 해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