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한' 박근혜 "뒤에서 언론플레이 하다간 자멸"

[청주=최유경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칼을 빼들었다. 경고음을 뛰어 넘는 발언이 쏟아졌다. '자멸' '언론플레이' '심판' 등 기존의 박 위원장의 '완곡한' 표현은 사졌다.

박 위원장은 총선 이후 당이 대선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차기 지도부 선출 등을 앞두고 '친박 지도부 내정설' 등 갖가지 루머가 나도는데 대한 불쾌감을 가감없이 표출했다.

25일 오후 충북도당 총선공약실천본부 발대식을 찾은 박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나 "뒤에서 언론플레이를 하고 어떻게 (차기 지도부가) 짜여져 있는지 쓸데없는 얘기를 해서 당을 흐리게 하는 것은 당을 해치게 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대전·충남도당 방문에서는 "총선이 끝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당내에서 혼란과 분열이 가중되는 것은 국민들께 걱정과 불안을 안겨드릴 것"이라고 했었다.

 박 위원장은 "총선이 끝난지 불과 며칠이나 됐다고 절절하게 호소했던 그 마음을 잃어버리고 사실이 아닌 왜곡된 얘기들을 지어내서 당 안에 떠돌아 다니면 또 한 번 심판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굳은 얼굴로 작심한 듯 발언을 이어가는 목소리엔 단호함이 묻어났다. 발언을 계속 이어가는 동안 수위가 세지자 잠시 흥분한 듯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그는 "민생을 챙기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으면 민생을 어떻게 챙길 건지 얘기가 나오는게 당연한데 민생 얘기는 당에서 들리지도 않는다. 민생 얘기가 어디서 들려옵니까. 민생은 제가 혼자 할 수 있는게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당내 비박(非朴)계 김문수 이재오 정몽준 대권주자들이 총선공약 이행은 뒤로한 채 경선 룰 변경에만 집중하고 있는 행태을 비판한 것이다.

이어 "총선을 치를 땐 가만히 있다가 끝난 뒤에 이렇게 분열을 일으키는 것은 정말 면목이 없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말 민생 챙기는 것보다 정쟁이 더 중요하다면 그게 더 중요하다고 (선거 때) 얘기를 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뛸 때 다르고, 선거 끝나고 다른 정치는 막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또 이런 구태한 모습을 보이면 더이상 용서를 빌 데도 없고,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할 수도 없다. 당은 자멸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날 친박계인 서병수 의원이 원내대표 불출마를 선언한데 대해서는 "본인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친박계가 서 의원을 원내대표로 낙점했다는 루머가 돌은데 따른 반응이었다.

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데 대해서는 "보도를 통해서 봤는데 정말 놀랍고 우려스러운 일이다. 검찰에서 철저하게 한 점 의혹없이 밝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