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함께 쉬게 된 캐나다 참전용사 형제머나먼 나라로 달려간 동생 따라 입대한 형, 결국 전사
  • 지난 22일 한 캐나다 참전용사의 유해가 한국에 들어왔다. 이름은 아치 허시(Archie Hearsey). 1950년 9월 7일 입대, 한국전에 참전했다. 2011년 세상을 떠난 그의 유언은 부산에 안장돼 있는 형 조셉 허시(Joseph Hearsey) 옆에 묻어달라는 것이었다.

  • ▲ 형 조셉 허시(왼쪽)와 동생 아치 허시.
    ▲ 형 조셉 허시(왼쪽)와 동생 아치 허시.

    아치 허시는 1950년 9월 7일 입대 후 곧바로 한국전에 참전했다. 형 조셉 허시는 동생이 걱정돼 결국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1951년 1월 6일 동생이 복무하던 ‘프린세스 페트리셔 연대’ 제2대대(PPCLI 2대대)에 자원입대했다.

    형과 동생이 만나게 된 건 10개월이 흐른 뒤였다. 하지만 형 조셉은 이미 전투 중 총상을 입고 마지막 순간을 맞고 있었다. 동생 아치는 1951년 10월 27일 자신이 걱정돼 참전했던 형을 부산 UN기념공원에 안장하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 후로도 동생 아치는 캐나다의 현충일인 11월 11일마다 형을 그리워하며 지냈다고 한다. 노년에 폐질환을 겪으며 25년 동안 투병생활을 하던 아치는 2011년 6월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가족들에게 ‘한국에 잠든 형과 합장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아치의 딸과 외손녀는 우리나라 보훈처 초청으로 아치의 유해를 가지고 방한한 것이다.

  • ▲ 생전에 형의 사진을 들여다 보고 있는 동생 아치 허시의 모습.
    ▲ 생전에 형의 사진을 들여다 보고 있는 동생 아치 허시의 모습.

    허시 형제의 사연은 캐나다 상원의원 연아 마틴(Yonah Martin)을 통해 보훈처가 알게 됐다고 한다. 허시 형제의 사연은 캐나다에서도 잘 알려져 이들의 합장 안장을 위한 가족들의 한국행을 돕는 현지 기금 모금 행사도 열렸다. 캐나다 정부도 Hearsey형제의 UN기념공원 합장안장에 관심을 갖고 성명서를 발표한다.

    우리 정부도 동생 아치의 유해가 입국한 22일 오후 3시 40분에 입국장에서 캐나다 참전용사와 가족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캐나다 참전용사 유족 환영식과 유해 봉영식을 가졌다.

    또한 정부는 캐나다 참전용사 형제 추모행사를 25일 오후 3시 10분 부산 UN기념공원 전몰장병 추모명비에서 보훈처 주관으로 캐나다 참전용사와 일반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과보고, 헌화, 추모사, 추모공연의 순으로 거행할 예정이다.

    한편 보훈처는 지난 22일부터 오는 27일까지 6․25전쟁 당시 임진강과 가평 일대에서 성공적인 방어 작전을 펼친 영연방 4개국(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참전용사와 가족 200여 명을 초청해 그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대한민국을 알리는 행사를 갖는다.

  • ▲ 부산UN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는 형 조셉 허시의 묘소. 형제는 61년 만에 같은 곳에서 쉬게 된다.
    ▲ 부산UN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는 형 조셉 허시의 묘소. 형제는 61년 만에 같은 곳에서 쉬게 된다.

    참전 60여 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 방문단은 23일 국립현충원과 전쟁기념관을 방문하고, 24일에는 가평전투 기념식에 참석, 25일에는 동료 전우들(호주 281명, 캐나다 378명, 뉴질랜드 34명, 영국 885명)이 잠든 부산의 UN기념공원을 참배한다. 26일 오전에는 파주 적성에서 임진강 전투 기념식을 갖고 저녁 6시30분에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주재하는 감사만찬에 참석한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재방한한 참전용사 모두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Thank you’ 액자와 사도의 메달(Ambassador for Peace Medal)을 증정할 계획이다. 특히 Hearsey의 유족에게는 감사패를 증정할 계획이다.

    1975년부터 시작한 UN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를 통해 2011년까지 2만8,500명이 한국을 다녀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