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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영정 정치를 걷어치워라
지난 4년 동안 한나라는 거대 집권 여당으로써 자신의 책임을 방기했고, 민주당은 종친초 앞에 납작 엎드려 스스로 평양의 눈칫밥을 먹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정당정치는 체계적으로 붕괴했다. 이제 다시 정치가 살아날 수 있을까?
새누리와 민통당 양당 구조로는 힘들다. 새누리는 박정희 정신의 본질이 아니라 박정희 코스프레를 앞세워 영정 정치를 하고 있고, 민통당은 노무현 정신의 본체를 부정하고 대형 브로마이드 영정을 흔들고 있을 뿐이다.
박정희 정신의 본질은 경제주체의 책임성과 피땀이었다. 이제 그 정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짝퉁 포퓰리즘과 대중영합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노무현 정신은 한미FTA와 대양해군(강정해군기지)였었다. 이제 노무현 최대의 업적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찬탈자들이 감히 노무현의 상속자라고 그 영정을 흔들고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와 민통당, 어느 정당도 스스로의 힘으로는 정당 정치를 부활시키지 못한다. 자신이 내세우는 영정에 비해 그 본질, 지표, 본체, 정신이 천박하기 이를 데 없기 때문이다. 영정을 들었으면 영정의 정신을 본받아야 할 것 아닌가! 가짜 영정 정치를 걷어치우고 자기 자신에 대해, 시민에 대해 정직해져야 한다.
활력은 제 3지대로부터 온다
이번 총선은 새누리-민통의 양자대립 구조를 넘어, 세발솥 정립 체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세발솥 압력 속에서만 새누리와 민통당이 제대로 된 메이저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 정신과 가치와 이념이 정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관건은 국민생각에 달렸다. 과연 국민생각이 새누리, 민통 양강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세발솥 정치는 지난 4년간 새누리(한나라)와 민통당(민주당)이 일관되게 범해 온 정치 퇴화 과정을 뒤집을 수 있다. 국민생각에 의해 세발솥 정치가 되느냐 마느냐의 관건은 첫째, 호남출신 유권자, 또한 호남지역 유권자의 표 둘째, 자유선진당과의 합당, 셋째, 양질의 진취적 ‘선수’들의 합류.
시민은 정의를 원한다
지금 정치의 사명은 사회 통합, 특히 청년을 통합할 수 있는 정직하고 지혜로운 개혁 리더십을 형성하는 것이다. 해군에 대해 해적이라 부르는 가짜진보 청년이 아니라 사회에 진입해서 자리잡으려고 피땀을 흘리는 진짜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경제 성장 뿐일까? 아니다. “빵이 사회를 통합한다” (Effectiveness makes legitimacy) 는 이야기로는 부족하다. 대한민국이 이미 고도 지식기반사회(Knowledge-base society)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 청년은, 그리고 시민은 사회통합과 정치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정의로운 개혁을 원한다. 빵과 자유를 넘어, 정의를 원하는 것이다.
정의롭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금이나 복지의 배열이 아니다. 그런 것들은 어느 정도 되어 있으며 현실 여건 아래에서 무엇을 더 개선할 수 있을지는 전문 지식에 의해 충분히 밝혀질 수 있다.
지금 우리의 과제는 전문지식층의 직업윤리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 교수, 공무원, 회계사, 경영자, 엔지니어…. 이런 전문지식인들의 직업윤리를 확립시키는 것! IMF 때 가장 많이 이야기 된 화두가 바로 모럴 해저드(moral hazard) 아니었나? 모럴 해저드는 바로, 직업윤리가 붕괴한 상태를 가리키는 것 아닌가? 고급 지식층에 원칙과 윤리가 없으면 청년은 질식한다. ‘자기들끼리 짜고 치는 고도리판’이 되기 때문에. 학벌, 인맥, 전문성을 내세운 폐쇄적 먹이사슬고리—이것이 세상의 모습이라면 청년은 당연히 좌절하고 분노할 수 밖에 없다.
자생병원 영상의학과 의사의 MRI 유출은 우리 사회 최대의 적신호이다
개인 의료정보는 가장 민감한 프라이버시이다. 2월 23일 세브란스가 박주신의 MRI임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대부분 그 MRI가 가짜라고 믿었었다. 2월 23일 전에는 따라서 프라이버시 침해, 의료윤리 위반, 직업윤리 위반이라는 고통스러운 질문이 존재하지조차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2월 23일에 하늘과 땅이 뒤집혔다.
이제 MRI가 진짜임이 밝혀진 이상 직업윤리의 문제, 의료문제의 이슈가 되었다. 고도 지식기반사회의 가장 중요한 사회운영원리는 직업윤리이며, 각종 직업윤리 중에 가장 숭고한 직업윤리는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의료윤리이다.
MRI가 백수십장 통째로 유출되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의료윤리, 직업윤리가 갈 데까지 갔다는 적신호에 다름 아니다. 필자는 지난 2월 25일에 “MRI가 자생병원 전문직에 의해 유출되었다”라는 이야기까지만 했었다. 그리고 2주일을 기다렸다. 자생병원과 해당 의사로 하여금 스스로 수습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자생병원과, MRI를 유출한 의사는 이제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의사는 사정을 스스로 밝히고 시민 앞에 사죄하려는 어떠한 움직임도 취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필자는, 참담한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밝힐 수 밖에 없다.
박주신 MRI 백수십장은 자생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 김준만에 의해 유출됐다.
이번 MRI 유출사건과 그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우리 사회 전문지식층의 직업윤리, 정직성, 용기를 확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전문지식층의 이러한 통렬한 자기각성이 정당정치의 발전과 맞물릴 때 우리 사회는 크게 날아오를 수 있다.[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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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수다 제 23 화] 세발솥이 정치를 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