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압력에 눈앞에선 일단 “예스”소비자단체 “해마다 은근슬쩍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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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식품기업 CEO가 가격인상을 자제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는 최근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지금 당장은 정부 눈치를 보느라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지만 나중에 ‘은근슬쩍’ 올리거나 가격인하 분에 대해 모른 척 하는 방법 등으로 손실분을 만회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최근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오정규 제2차관이 주요 식품 업체와 간담회를 갖고 가공식품 물가 안정에 대한 식품기업들의 협조를 당부하자 CEO들도 이에 호응했다.간담회 참가 식품업체는 롯데제과, CJ제일제당, 농심, 빙그레, 롯데칠성음료, SPC그룹, 대상, 매일유업, 오뚜기, 풀무원, 동서식품 등이다.롯데제과는 지난해 제품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것과는 달리 유제품도 아닌 과자류를 4~5% 인상해 빈축을 산 바 있다.CJ제일제당은 지난해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인상했으나 국제 선물가격이 낮아진 인하요인은 반영하지 않았다. 농심도 지난해 말 원재료 가격인상 등의 이유로 신라면, 안성탕면 등을 평균 6.2% 인상했다.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말 20여종 음료 가격을 올렸다가 결정을 철회했다. 반면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등 5개 품목만 인상을 철회하고 망고, 복분자 등 주스는 인상된 가격을 그대로 유지해 비판을 받았다.정부는 기회만 되면 가격을 인상하려는 기업의 움직임에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식품업계에서 경영이 어렵다고 하지만 지난 2011년 식품시장은 전년대비 성장했다. 최근 원당, 밀 등의 국제 시세가 낮아졌으며 이들 식품업체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할당관세의 혜택을 보고 있다. 때문에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있는 여력이 충분히 된다”고 설명했다.이처럼 가격인상을 두고 억제하려는 정부와 추진하려는 기업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소비자들만 치솟는 물가에 몸살을 앓고 있다.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본부장은 “정부의 방법은 지금 당장의 물가인상은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기업은 어떻게든 이를 만회할 것이다. 기회를 보고 있다가 다른 업체가 올리면 조용히 가격인상을 하고 가격인하 요인도 반영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내린 국제 곡물가격을 반영하는 업체는 하나도 없지 않느냐”고 강조했다.이어 조 본부장은 “정부가 기업의 목을 조르는 방식으로는 물가를 잡을 수 없다. 매년 발생하는 배추파동, 쇠고기파동 등 식품파동을 막기 위해 농식품 수급에 대한 전체 로드맵을 잡는 등의 수급조절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