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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3개월 만에 당명을 교체한 한나라당이 벌써부터 "철학도 고민도 가치도 없는 이름을 지었다"며 안팎으로 맹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새로운 세상, 새로운 나라'를 뜻하는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개정키로 확정했다.
새로운 당명과 로고는 오는 9일 상임전국위와 13일 정국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쳐 공식 확정된다.
졸지에 '새 머리' 얹은 한나라‥노이즈 마케팅 성공??
황영철 대변인은 새 당명에 대해 "'새누리당'이라는 이름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새로운 대한민국과, 국민 모두가 화합되는 세상을 염원하는 뜻에서 만들어졌다"며 문자에 담긴 진정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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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나라당의 새로운 당명은 보수 진영에서조차 "무국적당이란 뜻이냐"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철저히 외면 받는 분위기다.
보수 진영의 대표 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새누리당엔 신세계를 만들겠다는 엉뚱한 뜻밖에 없다"며 "애국심을 버리고 국제주의로 나간다는 뜻인가? 민주니 자유니 하는 가치도 없다. 무국적당이란 뜻인가 보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누리'는 세상(世上)을 뜻하지만 한편으론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메뚜기과의 곤충을 지칭하기도 한다"면서 "졸지에 '메뚜기당'이란 별명이 생기게 됐다"고 개탄했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새누리당으로 무엇을 하는 정치인지, 무엇을 지향하는 정당인지 알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무슨 새 세상인지 새 세상이 명분도 철학도 고민도 없는 이름이라 안타깝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조롱 섞인 댓글과 각종 패러디로 한나라당의 새로운 당명을 희화화(戱畫化)하는 분위기.
한 네티즌은 "새누리당의 당가는 '새타령'이 어울린다"며 "이메 발맞춰 새 로고는 '앵그리버드'로 바꿀 것"을 주문했다. '앵그리버드'는 스마트폰용 게임 캐릭터 중의 하나다.
'새' 누리당 로고 만든 네티즌 "본심은 그게 아닌데‥"
이에 일부 네티즌은 기존 한나라당 로고에 앵그리버드 캐릭터를 합성한 패러디물을 각종 게시판에 퍼나르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다수의 네티즌들은 "새누리보다 새머리당이나 메뚜기당이 어울려", "강아지 이름 같다", "새누리당의 당가는 싸이가 부릅니다. '나 완전히 새 됐어~'", "새난리당, 새놀랬당 강추!!" 같은 댓글을 남기는 등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문제의 앵그리버드 합성 로고를 만들어 트위터에 올린 것으로 알려진 네티즌은 "평소 한나라당 로고에서 빨간 점이 앵그리버드 머리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단지 순수하게 새누리당이 IT세대와 좀 더 친숙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로고를 추천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