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춘 대사 회고록 표지ⓒ
    ▲ 이재춘 대사 회고록 표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가 최근 당명을 바꾸기로 입장을 정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금년에 치루어야할 총선과 대선이라는 양대 선거에서 '한나라당' 의 기존의 이미지로서는 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 없다는 절망감이 없고서야 당의 문패를 갈아야 하겠다는 비장(?)한 결단이 왜 나오겠는가?

    그런 뜻에서 당내의 고심과 번민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문제는 그런 결정을 내리려면 적어도 한나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잃게 된이유가 당의 이름을 잘못 지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있었어야만 할 것이다.

    과연 그런것인가?

    내가 보기에는 한나라당이 지지층을 잃게 된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두가지 이다.

    첫째는 부패와 부정으로 체질화된 당의 위상을 혁파해 나가기는 커녕 최근의 돈봉투 사태가 상징하듯 비리와 부정에 대한 감각이 마비된채 웰빙족속으로 타락했는 데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둘째는 종북-좌파 10년 정권으로 나라의 안보가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을 때에 이 나라의 보수 세력이 대동단결하여 한나라당 정권을 출범 시켰는 데도 막상 이명박 정권이 지금까지 한 일은 종북-좌파세력을 뿌리 뽑기는 커녕 언필층 '중도실용'을 내세워 오히려 이들을 감싸고 아첨하는 일을 서슴치 않았기 때문에 많은 지지자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이탈했던 지지세력을 다시 거두어 들이려면 이 두가지 문제에 대하여 국민적인 신뢰를 복원할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한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어야 할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 한가?

    비리와 부패를 상징하는 수뢰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김종인과 천안함 사건이 북한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였다는 이상돈이 비대위의 핵심 실세로 행세하고 있다면 이는 비대위가 한나라당의 지지층을 넓히기는 커녕 오히려 당의 이미지를 더욱 악화 시키는 일이 아니겠는가?

    이 두사람의 과거의 행적이 국민들에게 잘못 알려진 것이라면 당이 서둘러서 잘못 알려진 부분을 당당하게 석명하고 이해를 구하여야 할것이다.

    그렇지 않고 만일 이사람들에게 중대한 결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비대위의 활동을 좌지우지하게 한다면 이는 국민들을 무시하는 오만의 극치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정작 쇄신해야 할 과제를 뒤로 한 채 당명이나 바꾸려고 한다면 이것은 시쳇말로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나” 격이 될 것이니 국민들의 눈 속임수 외에 무엇이 되겠는가.

    박근혜위원장은 대국을 보아야 한다.

    종북-좌파들이 통합과 연합을 이루어 가는 것과 관련하여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박 위원장의 언급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지지 세력을 흡수, 통합할 수 있는 그릇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부정-비리-부패세력과 종북-좌파 세력을 제외한 모든 정파들을 폭 넓게 수용-포용 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하여는 읍참마속의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연후에 정몽준도, 박세일도, 이회창도 함께 하는 구국의 대행진을 도모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그 길 외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