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 등 새 지도부가 19일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광주에서 세몰이에 나섰다.

    전날 부산ㆍ경남(PK)에 이어 이날 광주를 방문해 최근 소외론이 제기된 호남지역을 다독이는데 힘을 기울였다.

    한 대표는 광주시당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광주는 군부독재 철폐의 서막을 올린 지역으로 1997년 민주정부를 수립한 근거지이며 2002년 노무현 바람의 진원지"라며 "2012년 광주는 반드시 정권교체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인적쇄신을 위한 호남 물갈이론을 놓고 신경전이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오갔다.

    한 대표는 "우리는 공천혁명을 약속했고 밑으로부터의 공천혁명은 이미 시작됐다"면서 "광주ㆍ전남을 비롯해 많은 지도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불출마하고 공천혁명의 물꼬를 트려고 어려운 지역으로 바꾸고 있다"고 기득권 포기를 강조했다.

    여기에 `밑으로부터의 공천혁명'을 강조해 앞으로 호남을 중심으로 한 당 중진들의 기득권 포기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임을 예고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호남에서 20%만 한나라당으로 지지가 넘어가더라도 과거에 정권교체 할 수 없었던 것을 기억한다"면서 "공천혁명은 반드시 이뤄야 하지만 군사독재, 한나라당 논리로 호남 물갈이론을 주장해서는 안된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문성근 최고위원도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애석하게도 시민사회 쪽에선 저 혼자 들어오다보니 시민사회에서 좀 허탈해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손잡고 갈 수 있도록 각별히 마음을 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최고위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호남물갈이론이란 말 자체가 우리 당에 성립이 안된다"며 "위에서부터 몇 퍼센트 자르는 식의 물갈이가 아니고 공천혁명이란 정신에 입각한 자기희생적 결단이 훨씬 아름답다"고 해명했다

    또 "완전개방 국민참여경선에서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고자 법 개정을 제안했지만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박 위원장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최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가 합의한 석패율제(지역구 결합 비례대표제)에 대한 당의 입장에 대해선 "아직 보고를 받기 전"이라며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도부는 국립 5ㆍ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한 대표는 이한열 열사의 묘역에서 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씨와 만나 포옹했다.

    한 대표는 "영령들이 가신 뜻 꼭 기억하겠다"면서 "정권교체와 총선승리는 우리에게 부여된 절체절명의 소명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 우리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이어 광주 양동시장에서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명절을 앞둔 시장의 골목골목을 다니며 지역 민심을 살폈다.

    상인 대표들은 전통시장의 경영 현대화와 한미FTA 피해 방지 대책 등을 요청했고, 한 대표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며 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지도부는 20일에는 대전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했다.

    회의를 마친 후 한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은 서울역에서 귀성객 인사를 하고, 박영선 최고위원 등은 충남 홍성교도소에 이감된 정봉주 전 의원을 면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