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받던 김학헌(57) 에이스저축은행 회장이 1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 객실에서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뒤 쓰러진 채 발견돼 인근 서울성모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숨졌다.

    김 회장은 그간 여러 차례 검찰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계속 연기를 요청하다 이날 오전 서초동 서울검찰청사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이번 저축은행 비리 수사로 은행 관계자가 자살한 것은 작년 9월 투신한 제일2상호저축은행 정구행(50) 행장, 작년 11월 목을 매 숨진 토마토2저축은행 차모(50) 상무에 이어 세 번째다.

    김 회장은 호텔에서 발견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전날 밤 잠이 오지 않는다며 집에서 나와 호텔에 투숙했으며, 연락이 되지 않자 행방을 찾아나선 친척이 그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 관계자는 "작년 연말과 올 초 세 번에 걸쳐 소환 통보를 했는데 집안 사정으로 연기를 요청해서 오늘 나오기로 한 것"이라며 "검찰 소환을 앞두고 부담이 됐을 것 같은데,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서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고양종합터미널 건설사업과 관련해 시행사에 약 6천900억원을 불법대출해 준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를 받고 있었으며, 변호인을 통해 "부실대출 사실을 정확히 몰랐다"는 취지의 소명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앞서 합수단은 작년 11월 에이스저축은행 윤영규(62) 행장과 최모(52) 전무를 불법대출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