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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사망 이후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화색을 띄고 있다.
이름을 갈아치운 민주통합당 차기 당권을 노리는 박 전 원내대표가 DJ정부 당시 문화부장관을 지내면서 김정일을 수차례 만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주요 언론들이 박 전 원내대표에게 인터뷰 요청을 쏟아 부으면서 때아닌 '특수'를 누리는 셈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을 수행해 김 국방위원장을 처음 만났다.
이어 같은 해 8월 국내 언론사 사장단과 함께 주무부처 장관 자격으로 방북해 김 위원장과 또 한 차례 만남을 가졌다. 그는 두 번째 만남 당시 김 위원장이 "이미자 선생의 공연을 본 후 좋으면 인민에게 공개하고, 장관 선생 내외는 우리 집에서 식사하자"며 박 의원 부부와 이미자씨를 평양으로 초대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후 실제로 2001년 모 방송사는 이미자씨의 평양공연을 추진했으나 박 의원 부부가 사정상 동행하지 못한다는 말에 북한이 무산시켰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당권 주자로서 주목을 받는 형식은 아니지만, 민주통합당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이 같은 관심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나머지 당권 주자들은 불편한 모습이다. 이들은 출마선언을 줄줄이 연기하는가 하면 일각에선 26일로 예정된 예비경선과 내년 1월15일에 열리는 전당대회를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이인영 전 최고위원은 20일 "오늘 출마 선언을 하려고 했지만 하루 늦췄다"며 "(김 위원장의 사망이) 한반도에 일으킬 수 있는 변수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는 전날 출마선언을 하면서 국민의명령 회원들로부터 노란색 장미꽃 100송이를 전달받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퍼포먼스를 전격 취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당권주자들은 전당대회를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한다.
26일 예비경선까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전대 분위기 자체가 김 위원장의 사망 사건에 묻혀 살아나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부겸 의원 측은 "통합정당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전당대회인 만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해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지면 결국 당에 손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