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파, 밀어붙이기...반대파 "당 팔아먹는 XX들" 실력저지 나서
  • 박지원 측 “앰뷸런스 여러대 대기해야 할것”

    민주당 내에서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통합신당 안을 추인하기 위한 전당대회 당일까지도 당내 찬성파와 반대파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당일인 11일 현재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시민통합당과 ‘대의원 30%, 당원-시민 70%’로 선거인단을 구성해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합의했지만, 반대파는 지도부가 추진하는 통합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비공개로 열린 지역위원장회의가 ‘집단 폭력 사태’로 얼룩진 이후 통합 찬반 양측이 벌이는 신경전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 ▲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8일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국지역위원장회의를 마치고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8일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국지역위원장회의를 마치고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피로 물든 지역위원장회의

    당시 회의장에서 발언에 나선 손학규 대표는 “야권통합은 변화의 큰 물결과 파고에서 우리가 변화를 이끄느냐, 없어지느냐는 생사의 기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엄연히 (통합방식에) 반대했는데 이게 만장일치냐. 혼자 남더라도 비장한 각오로 민주당을 지키고 소수 세력을 안고 가겠다”며 맞섰다.

    앞서 박 전 원내대표는 “손 대표 측과 혁신과 통합이 밀실에서 합의한 내용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그는 연단을 손바닥으로 치며 10분 넘게 발언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손 대표가 일방통행식 협상을 해왔고, 그 내용도 민주당을 사실상 해산하는 내용이라고 반발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통합 반대파 지역위원장들은 “옳소”라고 박수치며 환호했고, 이후 홍영표 의원 등이 “조용히 하라”며 이들을 제지하자 충돌이 시작됐다.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 위원장 수십명이 뒤엉킨 채 고성과 욕설을 퍼부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한 참석자는 얼굴을 맞아 입 주변에 피를 흘렸다. “더러운 XX들”, “양아치”, “당을 팔아먹은 XX”라는 욕설도 오갔다. 양측 간 격렬한 몸싸움은 10여분간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파인 박주선 최고위원도 “종이정당(시민통합당)에 왜 하마정당(민주당)이 끌려다니느냐”며 지도부를 비판했다.

    박 전 원내대표측의 한 인사는 “전당대회장 단상점거와 몸싸움도 불사하겠다는 대의원들이 많아 앰뷸런스(구급차)가 여러 대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했다.

  • ▲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열린 전국 지역위원장회의에서 회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열린 전국 지역위원장회의에서 회의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서로 우리가 옳아···치열한 공방

    현재 당 지도부는 전대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대의원을 상대로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표결에 대비해 지역위원장 등을 상대로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표 단속’을 벌이고 있다.

    대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적극적 참여를 주문하는 것은 물론 손 대표 역시 전화 자동응답(ARS)를 이용해 임시전대 개최를 적극 홍보하고 있는 것.

    이에 맞서 반대파 지역위원장들은 전날 대표자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이들은 통합파 대의원들이 임시전대에 대거 참석해 통합을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대에 총출동해 표결로 안건을 부결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상당수 반대파 대의원들은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대가 아니기 때문에 참석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는 오늘 임시전대에서 표결이 실시된다고 할지라도 통합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통합 결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반대파 원외 지역위원장 역시 “상당수가 (저쪽으로) 돌아섰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반대파 인사들이 대회 진행 자체를 무산시키는 등 실력저지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어 막판까지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