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박근혜-홍준표 향해 "당 입장 뭐냐"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는 30일 "위기라면 위기 상황에 맞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전일 당 쇄신 연찬회에서 "새로운 체제가 최선"이라며 지도부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당론은 '홍준표 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그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어제 쇄신 연찬회에서 많은 분들이 위기라고 하면서도 기존의 제도와 규칙으로 대응하면 된다는데 스스로 모순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정 전 대표는 "쇄신연찬회에서 자유스럽게 의견을 말하는 것 자체는 좋은 것이지만 그런 의견을 정리해 발표하는 것이 적절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어제처럼 주제가 정해진 연찬회라면 그 주제로 수렴될 수 있도록 원내대표가 관심을 갖고 진행해야지 장시간 자유롭게 토론했다는 그 자체에 만족할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을 둘러싼 혼선과 관련, 박근혜 전 대표와 홍준표 대표를 향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홍 대표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에게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을 건의한 후 박근혜 전 대표가 측근인 최경환 의원을 통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을 겨냥한 것이다.

정 전 대표는 "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요청했으면 사실상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부 의원의 반대 입장이 나오면서 주춤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당이 공식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대표가 대통령에게 건의했다면 적절치 못한 것이고, 사실상 당 입장이 정해졌는데도 일부 의원의 반대로 정책이 번복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