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정치적 구상 밝혀…신당 창당은 아냐“국민은 경제와 민주적 사회 모두를 원해”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 스님이 모처럼 자신의 정치적 구상을 쏟아냈다. 법륜 스님은 그동안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제3신당 창당의 중추로 알려진 이후 “안 그래도 요즘 ‘정치 승려’라고 소문이 나 있다”며 언급을 회피해왔다.

  • ▲ 법륜 스님 ⓒ 연합뉴스
    ▲ 법륜 스님 ⓒ 연합뉴스

    법륜 스님은 29일 서울 성북구민회관에서 열린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회에서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에 대해 “북한에 구체적인 이익을 주는 등 북한을 포용하는 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다만 그는 “객관적으로 남한 중심의 통일을 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통일돼서 하나의 나라가 된다면 우리는 굉장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수진영의 강경론과 진보진영의 회유론을 적절히 혼합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법륜 스님은 “지금까지의 (보수 세력의) 북한을 없애버려야 한다는 관점이나 (진보 세력의) 북한과의 원만한 관계를 이루는 관점만 갖고는 통일의 답이 안 나온다”며 “두 주장을 수용할 수 있는 '좌우를 넘어서는 중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륜 스님은 강의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지금까지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정치의 한 가운데에 있어 (정치적 발언은) 안 했으면 싶었다”면서도 “지금 사회는 어떤 새로운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정치 행보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그는 “스님이 신당을 창당한다는 식으로 비화가 되니까 말하기가 어려웠다”며 직접적 정치 참여에 대해서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국민들은 경제도 좋아지기를 원하지만 민주적 사회도 원하고 있다.” 법륜 스님은 이 부분이 우리나라 정치가 변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그는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에 우리나라의 사회적 비전이 안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와 진보가)싸워서 이기는 리더십이 아니고 다양한 요구들을 수용해 조절해나가고 균형점을 잡아주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 정치권을 향해 “현재 양당구조, 양극구조는 다양한 이해관계 수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존 정치인이 환골탈태해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면 새로운 정치 세력이 나타나 수용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륜 스님은 안 원장에 대한 이야기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신당 창당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하지도 않은 말로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종교인이니까 (안 원장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후견인일 수 있다”는 알쏭달쏭한 말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