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저리 비켜! <名 푼수다> 나가신다정치가 5천만 한국인들을 고문하고 있다
  • 신개념 인터넷 토크쇼 <명 푼수다> 제 8 회 주제는 '살벌한 줄서기'입니다.

    정치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차례로 살펴 보겠습니다. 민주당은 시민통합당과 통합하느냐 마느냐를 둘러싸고 엄청난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190만명 당원, 12,000 명 대의원으로 구성된 거대 정통 야당이 자신의 10분의 1도 안되는 '시민단체 동아리 네트워크' 앞에 맥없이 무릎을 꿇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구당 위원장이나 간부의 입장에서 보면 황당한 일이 전국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수년 동안 돌보아 주었던 특보 혹은 보좌관 혹은 선거구 하급간부가 하루 아침에 '시민'이라고 쓰인 완장을 차고 "너, 물러나!"라고 삿대질을 하는 꼴을 당하면 머리꼭지가 돌 수 밖에 없겠지요.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사이의 통합은 실은 깊은 분열입니다. 통합에 성공하더라도 민주당은 분열하여 통합성공파와 사수실패(탈당)파로 나뉘게 됩니다. 통합에 실패하면 탈당통합파와 사수성공파로 나뉠 것입니다. 어떻게 되든 민주당은 깊게 분열하게 되어 있습니다.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사이에 통합되든 되지 않든 야권은 시민통합당이 주축이 되어 끌어가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미 노동당과 밀접한 유대관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야권 전체가 '사나운 군중의 에너지'를 떠받들어 급속히 좌클릭하고 있습니다. 아, 이 '사나운 군중의 에너지'는 바로 나꼼수에 의해 상징됩니다. 나꼼수가 외치고 있습니다. "노동당-시민통합당-촛불군중 연합체 에 복종할래? 아니면 나가 죽을래?" 
    복종의 방법? 나꼼수에 줄 서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꼼수 집회에 야권의 주요 정치인이 총출동하는 것입니다. 나꼼수는 이제 줄서기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한나라당은 급속하게 박근혜당으로 체질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번 쇄신파가 내놓은 쇄신안은 다음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는, 당 체질을 박근혜당으로 변화시키는 것이구요. 둘째는, 무제한 퍼주기 복지를 실행하는 것입니다.

    박근혜에 줄서기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조만간에 자의반 타의반 물러날 수 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우스갯소리로 박근혜에 줄 선 사람을 일렬로 세우면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한다고 합니다. 줄서기 풍조는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더 노골적으로 더욱 더 거칠게 변할 것입니다. 박근혜에 줄서든가, 나가라---이것이 한나라당의 모토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정치는 살벌한 줄서기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박근혜에 줄설래? 나꼼수에 줄설래? 이편인가, 저편인가? 선택하라! 인 것이지요. 

    나꼼수로 상징되는 반FTA 집회가 얼마나 사납게 위세를 떨치는지, 집회 참가자들이 다른 참가자를 폭행한 사건에서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노무현스럽지 않다"라는 이유로 유명 종친초 인터넷신문의 기자가 두들겨 맞았습니다. 말을 비꼬기 위해 FTA와 신자유주의를 찬양하는 척하던 발언자가, 미처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두둘겨 맞고 짓밟혔습니다. 이때 폭도들은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 개xx! 너, 뉴라이트지?" 퍼버벅. "이 씨xx! 너, 뉴라이트지?" 퍼버벅.

    그 전에 이근안은 학생운동가들을 몇 명 고문한 탓에, 두고두고 씻을 수 없는 악명을 얻었습니다. 아, 이제 5천만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고문받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고문기술자의 이름은 바로' 정치'.

    원래 '정'(政)은 '매로 때려서 바로 편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제 정치는, '국민을 괴롭혀서 비트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21세기 민주주의 사회에서, 특정 대선후보에 줄서기를 할 것인가, 혹은 '사나운 군중'에 줄서기 할 것인가를 택해야 한다는 사실은, 지독한 고문입니다. 나의 존엄성과 기개와 가치는 사라지고 오직 특정 대선후보의 시녀 혹은 떼의 한 조가리로 타락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없을까요? 불행히도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안철수? 그는 정치인으로서 검증된 바 없습니다. 한번 FTA, 북한인권, 무상급식, 주민투표...이런 주요 이슈에 대해 안철수는 한 마디도 한 적 없습니다. 그는 아직 정치인이 아닙니다.
    안철수 신당? 아마 출현하지 않을 것입니다. 신당을 만들어 정착시키는 과정은 수많은 적을 만들어 가는 고단한 과정입니다. 안철수가 이런 고단하고 피비린내 나는 과정을 꾸역꾸역 밟아나갈 뜻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안철수 없는 안철수 신당? 대리인을 내세운 신당? 정치에는 대리인이란 없습니다. 배우 원빈이 원빈의 대리인을 내세워서 연기시킨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스턴트 씬이 아닌다음에야..)

    정치인은 국민을 통합하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수행하는 배우(performer)입니다. 대리인을 내세워서 돈을 쓰고, 시간을 쓰고, 마음을 써서 모든 인맥을 동원해서 당을 만들고 적을 만들면, 그 대리인이 곧 진짜 주인공으로 바뀝니다. 바보가 아니라면 이런 짓을 할 리 없습니다.

    법륜 신당? 법륜 역시 신당을 만들려면 대리인을 세울 수 밖에 없습니다. 정치에서 대리인이란 존재하지 않으므로, 법륜 역시 신당을 만들 수 없습니다.

    박세일 신당? 그의 정치적 시도가 성공할 지 실패할 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정치적 성공과 실패를 떠나 반드시 해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바로 '大중도통합'이라는 섹시한 키워드가 무엇을 뜻하는지, 그 의미를 명확하게 규정해서 널리 알리는 일입니다. 이 일만 제대로 하면, 신당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는 자신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키워드는, 우리 사회에서 함부로 사용되고 있는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라는 구분법을 전혀 다른 차원에서 가다듬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에 의해 고문받고 있는 5천만 한국인들. 이 편에 줄 설것인가, 저 편에 줄 설 것인가--개인의 존엄성과 주체성을 뭉개는 야만적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우리들. 우리는 이 삭막한 지평을 벗어날 것을 꿈꿉니다. 꿈은 아무 눈치 안 보고 '지르는 사람'의 것입니다.

    '살벌한 줄서기'에 관한 수다꾼들의 이야기를 <명 푼수다>에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청취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성원과 격려를 기대합니다.


    [공지사항]

    <명 푼수다>는 제9회부터 <저격수다>로 이름이 바뀝니다.
    <저격수다>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열렸습니다. www.killchat.com으로 접속하시면 아이팟캐스트, 직접듣기, 다운로드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One Chat, One Kill. 수다 한 방에, 오천만 국민을 고문하고 있는 정치가 박살납니다.


    [명 푼수다 제 8
    화]
    박근혜에 줄설래? 나꼼수에 줄설래?

    "살벌한 줄서기" 들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