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 앞두고 내홍, 분당 요구까지전당대회 방식 놓고 갈등, 악화 일로
  • ▲ 22일 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진행되기 직전 손학규 대표가 민주당 강창일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경호권이 발동됐다는 소식을 들은 손 대표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 22일 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진행되기 직전 손학규 대표가 민주당 강창일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경호권이 발동됐다는 소식을 들은 손 대표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4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한-미 FTA 비준안 통과 등 악재가 터진 가운데 야권 통합을 앞두고 민주당에 닥친 극심한 분란을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3일 중앙위원회에서 손 대표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가 주장하는 ‘원샷 전당대회’를 밀어붙였다.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독자 전대’를 요구하는 세력들의 반발에 고성과 욕설만 오갔다. 일각에서는 ‘분당 요구’까지 이어질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결국 아무것도 결론짓지 못한 민주당에 통합의 상대편인 ‘혁신과 통합’도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혁신과 통합은 24일 성명을 내고 “어제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통합을 결의할 것을 기대했지만 아무런 결정이 이뤄지지 않아 크게 실망”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민주당의 자기 혁신과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민의 요구인데 이를 받아 안지 못하는 민주당의 현실을 개탄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독자 전대파들도 당 지도부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더욱 죄기 시작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27일이 지나면 민주당 단독 전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은 손 대표가 그동안 추진해온 통합계획 매듭의 데드라인이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손학규 대표가 27일까지 통합계획이 매듭지어지지 않으면 민주당 전당대회를 열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독자 전대 추진을 위해 이달 27일이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통합전대 방식은 먼저 신당을 창당하고 민주당이 들어가는 건데, 지금 형편으로 봐서는 그게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는 오는 27일쯤 중앙위원회를 재소집해 통합전대에 대한 의견을 다시 물을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단독전대파의 반발에도 통합전대를 밀어붙일 것으로 알려졌다.

    정장선 사무총장은 “27일쯤 중앙위원회의를 소집, 하나씩 동의를 받아 (내달 17일 예정된 통합전대 추진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합의 속에 통합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전략에 단독전대파들은 여전히 거센 반발로 이어갈 계획이어서 손 대표의 고민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