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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 장관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고 있다. ⓒ양호상 기자
한나라당의 일부 친박(親朴)인사들 사이에서 신당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표 본인은 부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은 그만큼 한나라당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지금의 한나라당으로는 아무리 쇄신을 해도 내년 총선·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것이 민심 흐름이다. 한-미 FTA 처리 뒤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갈 수 있겠지만 만일 비대위 체제도 통하지 않는다면 박 전 대표가 중심이 되는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한 초선 의원은 “신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차별화에 비중을 두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요구하는 새로운 정치, 새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것이 더 큰 명분이다. 중도 성향의 상당수 신진 인사와 일부 야당 인사도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영남권 일부 중진과 내년 총선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수도권 초·재선 의원 중에 신당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인사가 적지 않다고 한다.
친박 일부에서 ‘박근혜 신당론’이 나오는 까닭은 ‘정책이든 정치든 어떤 메시지를 국민에게 던져도 메신저(한나라당)의 한계 때문에 제대로 먹히질 않는다’는 고민 때문이다.
여기에다 ‘청와대를 향해 국정 기조를 바꾸라, 인사 쇄신하라고 얘기해도 청와대가 꿈쩍도 않는데 신당 이외의 다른 방안이 있느냐’는 인식이 더해지고 있다.
친박의 한 관계자는 “신당(新黨)으로 총·대선을 치를 경우 20~40대와 무당파(無黨派), 중도층을 상당히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당을 통해 인적 쇄신과 인재 수혈이 용이해지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신당론을 부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신당 창당에 대해 “사실무근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아직 실체가 없는 얘기다. 보수가 뭉쳐도 어려운 판에 분열하는 식의 창당이 과연 얼마나 득이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일정 시점이 오면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는 것이 현실적으로 선택 가능한 유일한 길이라는 입장이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버릴 명분이 약하다. 자칫하다가는 보수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논리인 것이다.
한 재선의원은 “여권의 분열만 가져오고 그 책임을 박 전 대표가 지게 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중도 보수 진영의 비우호세력들을 광범위하게 껴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 전 대표가 신당을 만들 게 아니라 박 전 대표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당을 나가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친박의 한 소장의원은 “탄핵 역풍이 불었던 2004년 당 대표로 한나라당을 살려 놓은 이가 박 전 대표인데 박 전 대표의 성품이나 철학으로 볼 때 상황이 웬만큼 어렵지 않고선 한나라당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