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파' 황우여ㆍ남경필 행보 주목
  • 한나라당은 30일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의 전제 조건으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조항 폐기를 요구하면서 FTA 처리의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정부 때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ISD 조항을 도입해 놓고 이제 와서 폐기를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황영철 원내공보부대표는 서면브리핑에서 "민주당이 한미 FTA를 거부하기 위한 지연작전을 계속하고 있다"며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노무현 정부가 ISD 조항을 합의할 때 찬성했는데 `당시는 잘 몰라서 찬성했다'는 취지로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 최고위원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열린우리당의 대표를 맡았고 통일부장관으로서 국무위원을 역임했다"며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 FTA를 체결할 당시 ISD 조항은 포함돼 있었고, 이 조항은 이명박 정부에서 단 한 글자도 고쳐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외교통상통일위 소속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 제국주의를 성토하며 한미동맹 철폐를 주장하는 민노당은 그렇다 치고 열린우리당 때 스스로 미래 한중FTA나 건전한 투자질서, 선진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한 ISD를 이제 와서 독소 운운하는 게 너무 속들여다 보인다"고 공격했다.

    한나라당은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의 `까막눈' 발언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07년 당시 민주당에서 ISD를 반대한 사람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때 ISD를 연구한 국내 학자도 없었다. 왜 문제 제기를 안 했느냐고 하면 우리도 까막눈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통위의 한 한나라당 의원은 "그 당시 그런 아마추어리즘식 국정통치를 했다는 사실에 대해 깜짝 놀랄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권 내에서 FTA 강행처리의 목소리가 고조되는 가운데 협상파인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외통위원장이 계속 야당과의 대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어 막판 협상타결의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민주당내 온건파의 목소리가 강경파에 눌리면서 `협상론'이 힘을 받지 못하는 형국이어서, 야당과의 협상을 강조하고 있는 황 원내대표와 남 위원장의 행보가 그대로 지속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