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가 사실상 확정되자 자리를 뜨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모습. ⓒ고경수 기자
‘10.26 재보궐선거는 여야의 완패’
1개 광역시장과 11개 기초자치단체장 재보선에서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졌다.
한나라당은 후보를 아예 내지 않은 전북과 울릉군을 제외한 8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사활을 걸었던 광역 서울시를 놓치고 말았다.
민주당은 아예 존재감을 잃었다. 텃밭 2곳을 제외하고는 후보를 낸 모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국 정당화를 추구하고 있는 민주당이 호남에만 기대는 지역정당으로 다시 후퇴했다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전국 11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이긴 곳은 서울 양천구, 부산 동구, 대구 서구, 강원 인제군, 충북 충주시, 충남 서산시, 경북 칠곡군, 경남 함양군 등 8개 지역이다.
민주당은 전북 남원시와 순창군 2곳에서 승리했을 뿐이다. 울릉 군수는 무소속이 당선됐다.
부산 민심의 향배를 가늠한다는 의미에서 관심이 모아졌던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정영석 후보가 전체 투표자 3만4천135명(39.5%) 가운데 1만7천357표(51.08%)를 얻었다.
민주당 이해성 후보는 1만2천435표(36.59%)를 얻는 데 그쳤다. 무려 15%포인트 차다.
대구 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강성호 후보가 총 유효투표수 4만1천461표 중 2만2천624표(55.01%)를 획득해 1만8천498표(44.98%)를 얻은 친박연합 신점식 후보를 제쳤다.
서울 양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추재엽 후보가 민주당 김수영 후보를 압도했다.
강원 인제군수 재선거 결과는 한나라당 이순선 후보가 43.2%의 득표율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무소속 후보를 누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은 남원시, 순창군에서 각각 민주당 이환주, 황숙주 후보가 텃밭을 지켜 그나마 체면치례 했다.
충북 충주시와 충남 서산시에서는 각각 한나라당 후보인 이종배, 이완섭 후보가 당선됐다.
경북은 칠곡군수에 한나라당 백선기 후보, 한나라당이 공천하지 않은 울릉군수에는 무소속의 최수일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경남 함양군수 재선거는 한나라당 최완식 후보가 무소속 서춘수 후보 등을 눌렀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겼다고도, 졌다고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가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여의도 당사를 떠나면서 “(기초단체장 선거가 치러진) 강원과 충청, 대구, 부산 등지에서 다 회복했고 양천구청장도 이기게 되면 서울시장만 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정부 (재보선) 때는 여권이 40대 0으로 지지 않았느냐. 우리가 8곳에서 완승을 한 것인 만큼 의미 있는 선거라고 볼 수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도권 대책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모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에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내 밝은 표정이다.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손 대표는 이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자 환한 표정으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정의와 복지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동 당사에서 손 대표는 간담회를 갖고 “서울이 다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시민들이 서울을 되찾았다. 이제 대한민국 대변화의 첫 단추가 꿰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박원순의 승리는 민주당의 승리"라고 규정하고 “이제 더 큰 민주당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내심 속은 쓰리기만 하다.
이날 밤 서울 영등포 당사에 모여 긴급회의를 가진 손학규 대표,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중에 회의장을 나온 당직자의 표정도 심각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회의 분위기가 무겁다.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에서 거의 모두 패배했기 때문에 결국 선거에서 진 것 같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
- ▲ 26일 방송 3사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 이후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박원순 후보의 손을 맞잡고 있다. ⓒ추진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