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후보, 아버지 '루머' 진실 밝혀야
    김희선의 '친일파 할아버지' 사건이 떠오른다

    김효선

  • ▲ 박원순 후보ⓒ
    ▲ 박원순 후보ⓒ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박원순 후보가 양손입적으로 병역특혜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가족사에 대한 의혹이 네티즌 사이에서 꼬리를 물고 증폭되고 있다. 네티즌과 인터넷 공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박원순 후보의 아버지가 일제 당시 일본군 위안부 모집책으로 활동했다는 것도 있다. 그러한 소문의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속담이 떠오르는 것은 몇년전 있었던 한 사건의 기억 때문이다.

    그것은 2000년과 2004년에 동대문구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선거를 치르면서 명문 독립운동가의 후손임을 내세워 지역구민과 국민을 우롱했던 김희선의 환부역조 사건이다. 그러나 필자를 포함한 네티즌들과 월간조선의 끈질긴 추적으로 김희선의 아버지 김일련은 독립군을 때려잡던 고등계 악질 특무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김희선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김희선은 “부친이 일제 만주국 경찰이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라며 “확실한 증거 없이 나와 내 가족을 음해하는 세력의 일방적인 진술만을 근거로 보도한 데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김희선이 네티즌과 월간조선에 대해 법적 대응했다는 소식은 접하지 못했다.

    김희선은 자신의 아버지 김일련의 친일 행적을 은폐하고, 독립운동가의 후손 행세를 하며 악법 중의 악법인 ‘친일진상규명특별법’ 제정을 주도하여 '친일청산' 굿판을 벌였다. 차라리 자신의 아버지가 악질 특무였다는 사실을 밝히고 떳떳하게 친일청산 굿판을 벌였더라면, 비록 악법일 망정 그에 대한 진정성은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거짓으로 일관하던 김희선은 결국 자신이 파놓은 거짓의 덫에 걸려 씻을 수 없는 불명예와 함께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마저 부관참시하는 꼴을 당하고 말았다.

    새삼스럽게 7년 전 사건을 들추는 것은 박원순 후보의 아버지에 관한 소문이 김희선 사건과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김희선 사건도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거짓말에서 시작됐다. 박원순 후보의 아버지에 대한 소문도 부모의 이름과 사망 시기 등을 밝히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것 같다.

    박원순 후보와 김희선은 친일부역자 처단 문제에 있어 동일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 친일부역자 처단에 실패하여 한국 현대사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원죄로 말미암아 정의는 실종되고 모리배들이 득세했으며 독재와 탄압, 부패와 불의, 비인간과 반인륜이 만연했다는 것이 박원순 후보의 한국현대사에 대한 인식이다.

    박원순 후보는 누구보다도 강력하고 일관되게 친일부역자를 처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이름과 사망 시기, 아버지의 일제시대의 행적을 밝혀 의혹을 풀어야 한다. 그것만이 박원순 후보의 친일청산 주장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받는 길이 될 것이다.

    설령 박원순 후보의 아버지가 일본군 위안부 모집책이었다는 소문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박원순 후보에게 돌을 던질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버지가 친일부역자였지 박원순 후보가 친일부역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원순 후보가 진실을 밝히지 않고, 적당히 얼버무리거나 거짓으로 덮으려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의혹이 증폭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김희선 사건의 예에서도 보았듯이 결국 거짓은 밝혀지게 된다.

    박원순 후보는 자신의 저서에 “불의한 자는 큰소리치고 정작 의로운 자는 숨어지내야 하는 숨막히는 세월을 겪어왔다”라며 “칼로 일어선 자는 칼로 망한다는 사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사실, 그리고 정의는 마침내 불의를 이기고 만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썼다.

    그렇다. 진실보다 무서운 무기는 없다. 박원순 후보는 진실을 무기로 불의한 자, 거짓을 일삼는 자들이 제기하는 모든 의혹을 시원하게 날려버려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