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르키 알-파이잘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는 16일 아랍권의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아랍의 봄'이 찾아오면 재건과정에서 한국의 전문성과 선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알-파이잘 왕자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아랍권 민주화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라고 전제하고 "이집트와 시리아ㆍ예멘ㆍ리비아 등의 경제가 위축된 만큼 한국과의 교역에도 당분간은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년에 수교 50주년을 맞는 한국과 사우디는 교육ㆍ관광ㆍ경제ㆍ의료ㆍ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양국 관계의 미래를 위해 인적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이 4번째 방한이라는 알-파이잘 왕자는 "1975년 첫 방한 이후 한국의 놀라운 발전상을 주시해왔다"면서 "경제ㆍ사회ㆍ정치를 아우르는 모든 분야에서 경이로운 발전을 이룩한 한국은 사우디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 귀감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가서명된 한ㆍ사우디 원자력협력 협정의 체결 전망을 묻는 말에는 "나는 정부 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은 모른다"면서도 "사우디는 모든 국가와의 협력에 열린 자세를 갖고 있으며, 한국과의 협력도 조건만 잘 맞는다면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 정부 초청으로 지난 13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중이다. 그는 지난 14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8회 한ㆍ중동 협력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했으며, 한국외국어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국내 중동 전문가들과도 좌담회를 했다.

    그는 오는 17일 김황식 국무총리를 예방하고 김성환 외교장관과 만나 협력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알-파이잘 왕자는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의 조카로, 지난 2009년에는 영국의 중동 전문지 '더 미들 이스트'(The Middle East)가 선정한 '아랍 최고 영향력 인사 50인'에 포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