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전문가들은 16일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통합후보가 접전을 이어가며 오차 범위에서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안풍(安風ㆍ안철수 바람)'을 타고 박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 유세 등에 힘입어 나 후보가 빠르게 추격하면서 상당 부분 접전 구도로 바뀌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런 '박빙' 대결에서는 막판 '돌발 변수'에 선거 판도가 한순간에 뒤바뀔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 "초접전 양상…예측 어렵다" = 최근까지 범야권의 낙승을 점쳤던 전문가들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정치평론가인 박상훈 후마니타스출판 대표는 "지금 구도로는 어느 한 쪽의 승리를 확신하기 어렵다"며 "결국 박빙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도 "백중세로 누가 이길지 정말 모르겠다"며 "시간이 너무 많이 남긴 했지만 오차 범위에서 승부가 날 것 같다"고 봤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아직도 박 후보가 지지율에서 우세한 것으로 보이지만 나 후보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추격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점"이라며 "나 후보의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安風' 가능성…'朴風' 효과에 `주목' = 선거 판도를 바꿀 최대 변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박 후보 선거지원 여부다.

    박 전 대표가 강도 높은 선거지원 일정을 소화하며 보수층의 표심을 결집하는 상황에서 '안풍'의 실현 여부에 따라 선거 지형이 한차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박 후보가 나 후보에 더욱 쫓기게 되면 안 원장에 선거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본다"며 "즉 `안철수 변수'는 안 원장이 스스로 결정하는 문제라기보다는 박 후보 측이 전략적 판단에 따라 선택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택수 대표도 "박 전 대표는 이미 선거 지원에 나섰고 그 영향이 어느 정도 반영된 만큼 현재로서 가장 큰 변수는 안 원장의 행보"라고 진단했다.

    박 전 대표의 선거 지원이 얼마나 파괴력을 발휘할지도 주목된다.

    박상훈 대표는 "박 전 대표까지 적극적으로 뛰면서 보수 쪽은 모든 전력을 결집한 상황"이라며 "결국 진보 쪽도 힘을 모두 모아야만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돌발 악재' 가능성도 변수 = 선거전이 치열한 접전으로 이어지면서 사소한 악재 하나에도 유권자들의 막판 표심이 출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성국 박사는 "안 원장이 선거 지원에 나서느냐 아니냐의 문제보다는 돌발적인 악재가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한나라당이든 범야권이든 모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대표도 "이번 선거는 마지막까지 아무도 결과를 예단하지 못할 것"이라며 "하나의 악재에도 판도가 확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교수는 "현재까지는 TV토론, 신상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두 후보를 둘러싼 내재적인 변수가 더욱 커 보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을 비롯해 정권 차원의 외부 변수가 돌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