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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反월가 시위’가 세계 80여 개국 900여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열린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역 광장과 여의도에서 ‘反월가 시위’가 열린다.
문제는 이 시위에 참여하는 단체 대부분이 2006년 한미 FTA 반대 시위 때부터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부산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시위’, 제주해군기지 반대 활동에 참여한 단체들이라는 점이다.
금융 소비자 권리 찾기 연석회의, 금융소비자협회 등은 15일 오후 2시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여의도를 점령하라-금융 수탈 1%에 저항하는 99%'라는 이름의 집회를 열 예정이다. 같은 시각 서울역에서는 빈민·철거민 단체 등이 연합한 빈곤사회연대가 '1%에 맞선 99%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주제로 시위를 벌인다.
'99% 행동준비팀'이라는 연대 단체는 15일 오후 6시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서울시청 광장에서 '1%에 맞서는 99%, 분노하는 99% 광장을 점령하라'는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시간 '농특산품 대축전' 행사가 열린다. 경찰은 ‘99% 행동준비팀’의 집회를 불허했지만 이들은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앞서 14일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사회당 회원 6명이 미국 뉴욕 시위를 흉내낸 ‘反금융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영화 '스크림'의 살인마 가면 등을 쓰고 시위를 벌였다.
‘反월가 시위’는 우리나라에서만 열리는 게 아니다. 15일 세계 80여 개국 900여 도시에서 ‘反월가 시위’가 열린다. ‘反월가 시위’를 시작한 미국 동부는 물론 경제위기가 계속되는 유럽,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 중국에서도 시위가 열린다.
영국은 런던 증권거래소 앞에서, 일본은 도쿄 롯폰기(六本木)와 히비야(日比谷) 공원, 호주는 시드니 마틴플레이스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각국은 대규모 집회에 대비해 경찰병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反월가 시위대’는 15일을 '행동의 날'로 정하고, ‘신자유주의 타도’를 목표로 내세웠다. 시위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30년간 상위 1%는 이른바 신자유주의라 불리는 글로벌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신자유주의는 우리의 일자리와 건강보험, 그리고 미래를 앗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취업하지 못한 청년이나 실업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反월가 시위’를 주도하는 이들은 ‘좌파단체’다. 여기에는 2006년 11월 한·미 FTA 반대 시위에서부터 부산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시위’, 제주 해군기지 반대 시위 등을 주도했던 단체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서울역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한 '99% 공동행동 준비회의'는 지난 12일 결성된 연대단체다. 여기에는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농, 민중의 힘, 한국진보연대, 다함께, 참여연대,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등과 민노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 좌파 정치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反월가 시위’는 ‘분노한 젊은 층’이 아닌 현 정부에 반대만 하는 좌파단체와 노조, 정당들이 주도하는 것이라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미국, 유럽의 시위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 또한 “반미(反美)에 앞장서는 단체들이 미국에서 열린 시위를 수입해 흉내 내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들은 ‘反금융’을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반정부 시위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