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통한 경제동맹으로 세계 재정위기 타개 선도대북공조 강화..교육-과학-녹색 등 실질 협력 확대
  • 지난 58년간 지속돼 온 한국과 미국의 안보-군사 동맹 관계가 큰 틀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맞게 됐다.

    그 동안의 경제 동맹을 포함한 다원적 전략 동맹 관계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되는 시기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미국을 국빈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기존의 안보 동맹에 더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한 경제 동맹 수립으로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한 단계 도약시키자는 데 합의했다.

  • ▲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美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정상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美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정상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여기에는 지난 2009년 6월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동맹 미래비전을 확대 발전시켜 경제 위기, 테러리즘, 기후 변화 등 인류가 당면한 다양한 분야의 문제 해결에 양국이 기여하는 `다원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자는 의미가 깔려 있다.

    지난 1953년 양국간 군사 동맹 수립 이후 지속돼온 안보 동맹이 `한미 동맹 1.0'이라면 경제 동맹을 더한 다원적 동맹은 `한미 동맹 2.0'이 되는 셈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미 동맹이 군사동맹에 경제동맹을 합해 하나의 포괄적이고 다층적인 글로벌 차원의 동맹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동맹 관계가 질적으로 새로운 역사에 진입했다"고 강조햇다.

    ◇경제동맹국 `KORUS', 재정위기 타개 앞장 = 특히 양국 정상이 한-미 FTA 발효를 통한 경제 동맹 관계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 잠재력 확대를 통한 경제 위기 극복에 양국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기로(정상회담 발표문)" 의견을 모은 점이 주목된다.

    한-미 양국이 힘을 모아 세계 재정 위기 타개를 위한 `구원 투수'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대목이다.

    두 정상이 환율 안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양국 금융 당국간 구체적 협력 방안을 찾기로 한 것 역시 `새로운 한미 동맹'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다만 두 정상이 이러한 다원적 동맹의 착근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한-미 FTA의 성공적 발효를 든 만큼 나머지 짐은 우리측이 떠안게 됐다.

    한-미 FTA 비준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우리 국회가 얼마만큼 빠르고 모양새 있게 비준안을 처리하느냐가 남은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국회가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은 귀국 후 국회의 조속한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촉구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정상, 국회 FTA 비준 우회 압박 =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공동발표문과 기자회견을 통해 한-미 FTA 발효시 예상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듭 내세우며 우리 국회의 FTA 비준을 에둘러 압박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전날 미 의회에서 한-미 FTA 비준된 점을 언급, "한국 의회에서도 비준동의안이 곧 통과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명박 대통령이 FTA 비준안이 한국 의회에서 통과될 것이라고 했다. 나는 그걸 믿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FTA 노력을 측면 지원했다.

    ◇대북 공조 강화..방위공약 재확인 = 오바마 대통령이 회담에서 미국의 대(對)한국 방위 공약의 확고함을 재확인하고 양국 정상이 `확장억제정책위원회(EDPC)'를 활성화하기로 한 것은 향후 양국 안보 동맹과 대북 공조가 더욱 강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두 정상은 또 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협력 증대에 합의했다.

    또 북한의 핵 활동 즉각 중지와 함께 북한의 핵 포기 및 국제 관계 개선을 한 목소리로 촉구함으로써 빈틈없는 대북 협력 태세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통한 두 정상의 이 같은 `찰떡 공조'는 내년을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언한 북한에 강력한 압박이 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녹색 분야도 선도적 협력 =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필수 과제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녹색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녹색 성장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확산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을 함께 추진키로 했다.

  • ▲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美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함께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美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함께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첫번째 프로젝트로 지식경제부와 미 에너지부는 클린 에너지 분야의 기술 개발 및 상품화를 위해 `한미 클린 에너지 공동연구개발사업에 관한 이행약정'을 체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간 약정 체결은 세계 각국을 통틀어 녹색 성장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국제협력 사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미 정상은 교육, 과학기술, 국제사회 지원 분야 등으로 실질적인 협력 분야를 확대하기로 했다.

    ◇리비아 공동 지원 합의 = 두 정상은 양국간 국제사회 지원 협력의 선도적 사례로 먼저 내전 끝에 새 정부를 수립한 리비아를 지원하는 사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리비아의 민주화 정착, 경제 재건, 행정 역량 배양, 기반시설 건설, 보건의료 여건 개선, 직업 훈련 등을 한-미 양국이 함께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양국이 공조하되 각자 처한 사정에 따라 각자 맡을 부문과 함께할 부문을 나눠 지원 사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리비아는 우리 기업이 많이 진출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지원 계획을 통해 리비아 신정부와 여러 면에서 중장기적이고 우호적인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