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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을 맞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위시한 미 정부의 예우가 파격의 연속이다. 행정부와 의회가 함께 나서 최고의 대접을 베푸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자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은 13년만의 국빈방문이다.
정파적 힘겨루기가 끝날 것 같지 않던 미 의회가 먼저 ‘파격이란 이런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부응한 미 상-하원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은 이례적일 정도로 일사천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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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버지니아 소재 한식당에서 만찬을 갖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청와대
하원의 심의 기한을 앞당겼고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2일(이하 현지시간)에는 관례를 깨고 상-하원이 동시에 토론을 진행하면서까지 FTA 이행법안을 처리했다. 모두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 기간에 맞추기 위해서였다.
미 의회에서 FTA 체결 이행법안에 대한 이런 초고속 심의를 한 사례는 지난 2004년 7월 모로코와의 FTA가 유일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13일 한국 국가 원수로는 다섯 번째이자 13년 만에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파격은 계속 이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이날 버지니아 소재 한식당으로 이 대통령을 초청해 비공식 만찬을 함께했다. 백악관에서 만나 오바마 대통령 전용차에 탑승한 두 정상은 만찬까지 1시간50분 동안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의 비공식 만찬을 백악관이 아닌 외부에서 한 것도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게다가 미국 음식이 아닌 상대국의 전통 음식을 메뉴로 선택한 것도 보기 드문 사례라고 한다.
당초 양국 실무진은 경호 문제 등으로 백악관에서 만찬을 준비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 격의 없이 얘기하기 위해 외부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며 한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의 한식당을 선택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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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펜타곤에서 미군 수뇌부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청와대
미국 국방부도 동맹국 정상에 대해 최대한의 예우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 국방부(펜타곤)의 요청으로 펜타곤의 심장부인 `탱크룸'을 방문, 미 합참의장으로부터 안보 정세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
한국 국가원수로는 첫 펜타곤 방문인데다, 미 합참의장 전용 상황실인 탱크룸에서 외국 정상이 미군 수뇌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받은 사실 역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디트로이트 방문 일정에 동행하는 점 역시 이례적이다.
두 정상은 14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한 자동차공장을 함께 방문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에 대해 짧은 연설을 할 예정이다.
피 터지게 싸우되 몸으로 하지 않고, 말로, 그것도 품위 있고 세련된 언사를 구사해 다투는 미국 정계의 이런 격조 있는 품격을 한국 여의도 정치권은 왜 배우지 못하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