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경석 목사ⓒ
    ▲ 서경석 목사ⓒ
    서울시장 자리는 대통령 다음가는 자리로 나라의 앞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서울시장의 생각이 어떤가 하는 점은 그의 시정능력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에는 거품이 많다. 그의 ‘아름답고 정의로운’ 이미지는 그의 진면목이 아니다. 그는 대기업을 비판하는 대가로 그들로부터의 기부를 싹쓸이했다. 참여연대의 감시 대상 11개 기업이 박원순의 ‘아름다운재단’에 148억원을 기부했다. 참여연대가 생명보험사 상장차익 배분 문제를 제기하고 교보생명으로부터 47억원을 받았고, 한화를 공격하고 10억원을, LG를 공격하고 LG와 GS로부터 20억원을 기부받았다. 또 아름다운재단은 ‘먹튀’ 논란을 빚은 론스타로부터도 7억6000만원을 받았다. 이 행동으로 박 후보는 시민운동의 도덕성에 궤멸적 타격을 입혔다. 그는 결코 정의의 화신(化身)이 아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의 이념적 입장이다. 그가 종북(從北)좌파 세력과 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오랜 군사독재가 남긴 후유증 때문에 종북좌파가 판을 치고 있다. 엄혹했던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 아래서 학생운동은 흑백 이념으로 자신을 무장해야 했다. 그런데 딱 맞는 이념이 없었기 때문에 학생운동은 한편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ML)로, 다른 한편으로 김일성 주체사상론(NL)으로 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념논쟁을 했다. 19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주체사상파가 학생운동의 주류가 됐고 이 세력은 1987년 민주화 대항쟁의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리고 승리의 경험을 한 주사파는 기세좋게 사회 각 분야로 진출했다. 교사가 돼 전교조를, 노동자가 돼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을 결성하고 시민운동·정계 등 사회 각계로 진출했다. 이들은 규모도 30만∼40만명이 되는 대한민국 최대의 세력이다. 그리고 효순·미선 촛불시위, 맥아더 동상 철거시도 사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투쟁, 광우병 촛불시위, 제주해군기지 건설반대 등 반미(反美)·반한(反韓) 투쟁을 계속해 왔다.

    박 후보는 2002년 말 효순·미선 촛불시위를 주도했다. 효순이와 미선이의 죽음은 교통사고사였지만 박 후보는 이 사건을 성조기를 불태우는 반미운동으로 확전시켰고 그렇게 해서 시민운동을 종북좌파의 앞잡이 세력으로 전락시켰다. 맥아더 동상 철거시도 사건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사건은 6·25 때 공산통일이 됐어야 했는데 맥아더 때문에 통일되지 못했다고 생각한 사람 3000명이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려 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전교조·민노당·민주노총 등은 종북좌파임을 공개적으로 자인(自認)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심상정, 노회찬 같은 이들은 민노당을 종북좌파라고 비판하면서 탈당해 진보신당을 결성하기까지 했다. 민노당이 이런 정당이기 때문에 일심회, 왕재산사건 등 계속된 간첩단 사건에도 불구하고 관련자 출당이나 대국민 사과와 같은 조치를 일절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박 후보는 민노당과 서울시정 공동운영을 약속함으로써 스스로 종북좌파의 연대세력임을 명백히했다. 원래 박 후보는 국가보안법 폐지 소신을 가진 좌파인데 이번 행보는 그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올 6월 종북 카페 운영자인 황길경 피고는 국보법 위반사건 재판중에 “위대한 김정일장군님 만세”를 외쳤다. 8월에는 좌파시위대 4,000명이 보수단체의 북한 인권 영화 상영을 공격해 관람을 중단시켰다. 날이 갈수록 종북좌파의 기세가 커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국보법 폐지가 소신인 좌파 시장을 선출하란 말인가? 제 아무리 한나라당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어떻게 종북좌파에게 서울시를 맡긴단 말인가?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