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본주의의 탐욕을 성토하는 시위가 3주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 뉴욕시 맨해튼 한복판에서 기업체 사장이 대낮에 수억원 규모의 현금과 귀중품을 2인조 무장강도에게 빼앗겼다.
    피해자는 미국 최대의 가정용 린넨 제작업체인 바드윌(Bardwil) 인더스트리의 최고경영자(CEO) 조지 바드윌(59)이다.

    맨해튼 이스트 51번가에 있는 바드윌의 2층짜리 아파트에 총을 든 강도들이 노크를 한 것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3일 오후 2시30분께. 바드윌은 당시 2층에서 회사 고문, 회계사 등과 미팅 중이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강도들은 노크 소리를 듣고 문을 연 바드윌 일행을 밀치고 들어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묶어 놓은 후 눈을 감게 해 자신들을 보지 못하도록 했다. 이후 침실 벽장에 있던 CCTV의 플러그를 뽑고 안방으로 들어가 금고에 있던 현금과 보석류 등 각종 귀중품을 털어 유유히 사라졌다.

    이들이 털어간 금품은 현금 1만5천달러와 루이뷔통 시계 3개(7만5천달러), 롤렉스 시계 1개(5만달러), 앤틱 다이아몬드 팔찌 1개(5만달러), 그래프 시계 1개(4만달러), 신용카드 등 26만달러(3억1천만원) 어치가 넘는다.

    경찰은 강도들이 바드윌이 부자라는 것을 알고 그의 아파트를 목표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드윌 사장은 2009년 5월 가정부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인정하고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당시 그는 경찰이 자신을 체포하러 왔을 때 18만7천달러(2억2천300만원)짜리 벨트 버클이 분실됐다고 주장하며 보험사에서 보상금을 타냈고, 해당 보험사는 뉴욕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 무장강도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미국 젊은이들이 금융회사와 기업들의 탐욕, 과세 불평등, 고실업 등에 불만을 품고 지난달 17일부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월가에서 불과 수㎞ 떨어진 곳이다.

    바드윌가(家)가 1906년에 설립한 바드윌 인더스트리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공장을 갖고 있는 미국 최대 규모의 가정용 린넨 제작업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