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차세대지도자대회 참석 방한 앞두고 인터뷰"전문성 갖춘 한국계 많아..한국계 대사 나올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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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 서 미국 내무부 차관보는 29일(현지시간)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미국인으로서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양국 관계 강화에 다리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4일 서울에서 열리는 재외동포재단 주최 제14차 세계한인차세대지도자대회(Future Leaders Conference) 참석을 앞두고 이날 워싱턴 DC 미 내무부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한국계 여성으로 최고위직에 오른 자신의 경험을 "매우 독특한 기회"라고 소개했다.
서 차관보는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나는 자라면서 스스로 한국인으로 규정하고 살았다"고 '정서적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역시 한국계로 차기 주한미국대사에 내정된 성 김 전 국무부 6자회담 특사를 언급하며 "미국내에서 전문성을 갖춘 한국계가 많다"면서 "한국계 미국대사가 나온 것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200만명에 달하는 미국내 한국계 커뮤니티도 "정치적 영역에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60년 초반 이민온 서정하 전 콜로라도대 교수의 딸로 1972년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태어난 서 차관보는 미 내무부 정책관리ㆍ예산 담당 차관보로 미국의 국립공원 관리업무를 실무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120억달러에 달하는 예산과 7만여명의 직원을 관리하는 고위정무직으로 지난 2009년 3월 의회 인준을 통과했다.
컬럼비아대에서 환경과학및 교육학을 전공한 뒤 하버드대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공직에 오르기 전 플로라 휴렛재단에서 프로그램 국장으로 활동하며 서북미 지역 생태계 보호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뉴욕시에서 고교 과학교사로 교편을 잡기도 했으며, 벤 캠벨 연방상원의원(공화)의 입법담당 수석 보좌관을 역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한인차세대지도자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고 들었다. 어떤 메시지를 전할 건가.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아온 독특한 기회다. 두 문화를 겪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한미 관계 강화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분들이 대부분 그런 분들이다. 중국에서, 호주에서, 그리고 나처럼 미국에서 한국계로 살면서 두 문화를 체험했다. 한국과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를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특히 한국인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내게도 이번 방한은 정서적인 의미가 있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자라면서 스스로 한국인으로 규정해왔다. 나의 아버지는 한국전쟁이 끝난 뒤인 60년대초 미국으로 이민왔다. 매우 가난한 생활을 했다. 한국전쟁 때는 현역군인으로 복무하다 장학금을 받고 버클리대(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와서 박사학위 받고 콜로라도 대학 교수가 됐다. 많은 면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위대한 사례이다. 오늘날 내가 있기 까지 아버지와 어머니의 위대한 희생이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아버지가 이민온 이후 한국이 경제성장의 기적을 이뤘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배울 점이 있는 것처럼 미국도 한국의 발전에서 배울 점이 있다.
--현재 미국내에는 200만명이 넘는 한인 커뮤니티가 구축돼있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바마 정부에서 고위직을 수행하고 있는 내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미국내에 한국계가 매우 많다.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워싱턴 DC에서 특히 그렇다. 한국계를 대표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콜로라도에서 태어나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아온 과정이 그리 쉽지 않았다. 오바마 정부는 이 나라에 사는 사람들을 대표할 수 있는 인사들을 많이 기용하고 있다. 이 정부의 일원이 된게 자랑스럽다.
--한국계 커뮤니티가 더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엄청난 기회가 있다. 이제 정치적 영역에서 목소리를 높여야한다. 일본이나 중국 등 다른 나라 출신들처럼 주단위는 물론 연방정부 등에서 일할 기회를 늘려야 한다. 잠재력을 실현해야 한다.
--서울에서 얼마나 머물며, 대회 참가 이외 다른 활동 계획은.
▲2주 조금 못되는 기간 체류한다. 10년동안 가보지 못한 한국이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번에 같이 한국에 갈 남편과 딸은 첫 방한이다.
대회 참가 이외에도 환경문제와 관련된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 한국과 미국은 국립공원관리 분야에서 이미 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이번 방한 기회에 지진피해와 관련된 정보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공화당 상원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한 서 차관보를 오바마 대통령이 과감하게 발탁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있나.
▲잘 모르겠다. 오바마 대통령은 매우 영리하다. 그리고 환경문제 등 여러 이슈에 정통하다. 내가 캠벨 상원의원을 위해 일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캠벨 의원은 원래 민주당이었다. 미국에서는 흔한 일은 아니지만 캠벨 의원은 나중에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내무부 차관보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오바마 정부는 젊은 사람들과 일하는 것을 중시한다. 미국의 젊은이들이 국립공원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연자원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매년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국립공원에 와서 야생동물이나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내무부 차관보를 끝낸 뒤 계획은.
▲이 정부에서 일하는 동안 지금 맡고 있는 일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에 집중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최근에 살던 곳이 캘리포니아이다. 이 일을 끝내면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한국계인 성 김이 차기 주한미국대사로 내정돼있는 상황이다.
▲그를 만난 적은 없다. 이제 한국계 대사가 나올 때가 됐다. 전문성을 갖춘 한국인들이 아주 많아졌다. 두나라 문화를 두루 경험했기에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