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미국 기업에 과도한 부담 부과해선 안 돼"韓美 디지털 통상 현안 비화 가능성도
  • ▲ 사라 로저스 미국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이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 C. 외신센터에서 한국 및 일본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사라 로저스 미국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이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 C. 외신센터에서 한국 및 일본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7일 시행된 정보통신망법(정통망법) 개정안과 관련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미국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정통망법 개정안이 과도한 콘텐츠 규제를 초래하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significant concerns)를 갖고 있다"며 "한국은 미국 기업들에 과도한 부담을 부과해서는 안 되며, 법 시행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검열(censorship)을 요구하는 수단(mechanism)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개정안 시행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주요 이해관계자, 특히 미국 기술 기업들과 지속적인 대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미국은 모두를 위한 자유롭고 개방된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입장은 지난해 12월 정통망법이 국회를 통과했을 당시 미국 정부가 내놓은 우려와 같은 맥락이다.

    당시에도 국무부는 미국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표현의 자유 침해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불필요한 장벽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라 로저스 미국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도 개정안이 한미 기술 협력을 위협한다고 공개 비판해 왔다.

    국무부는 로저스 차관이 올해 초 방한 당시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했고, 모호한 법 조항이 플랫폼의 과도한 콘텐츠 삭제나 검열로 이어질 위험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통망법 개정안은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에게 허위·조작 정보 등에 대한 신고 처리와 삭제·차단 의무 등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KMCC)는 구글, 메타, 엑스(X), 틱톡 등을 규제 대상인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지정했다.

    미국 정가에는 이 법안을 미국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아울러 정통망법 개정안 시행이 디지털 규제를 둘러싼 한미 간 통상 현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한미 공동 설명자료(fact sheet)에는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서 미국 기업들이 차별받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기술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한국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