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가 우리를 죽인다'는 TV보고 나라 구하러"카미스여단에 20세미만 자원병 1천300명
  • "TV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했다. 나라를 구하고 싶었습니다."

    매일 밤 반군들이 거리에서 총을 허공에 쏘아대면서 자유를 쟁취한 승리감을 만끽하는 동안 트리폴리 도심에 있는 병원 한편에서는 낯선 이들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침실을 지키고 있는 청년들이 있었다.

    31일(현지시각) 오전 리비아에서 가장 큰 살라 에딘(Salah eddin) 병원. 압둘 카피 티샤니 의사(심장의.52)의 안내를 받아 6층 복도 한쪽에 이르자 티샤니 씨는 "이 곳에 있는 환자들은 정부군 병사들"이라고 알려줬다.

    문이 열린 한 침실에 들어서자 10대에서 30대 정도로 짐작되는 7명이 낯선 방문객을 응시했다. 이 중에는 카다피 최정예 부대인 이른바 `카미스 여단(32여단)'에 배속된 자원병 이브라힘 마흐무드(20)가 있었다.

    그는 카미스 여단의 정식 군인이 아니었다. 서부 나푸사 산악지대 마르다에 사는 그는 지난 6월 스스로 지원해 카미스 여단에 합류한 병사였다. 대다수가 카다피 축출을 위해 반군에 합류했던 반면 그는 반대편 카다피를 선택한 것이었다.

    카다피군에 자원한 이유가 궁금했다.

    마흐무드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대답했다. 그래도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국영)TV에서 나토가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했다. 반군들을 `쥐새끼'라고도 했다. 모스크에서 이맘도 반군은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카다피군에 자원했고 카미스 여단에 배속됐다. 카다피가 `정권의 입'인 국영방송을 통해 전개한 `선전전'이 마흐무드를 움직였다는 얘기다.

    마흐무드는 "알-자지라나 민영 TV를 볼 수 없었다"며 "(카다피가) 이웃끼리 서로 감시하도록 만들어놓아 이런 채널을 보는 집이 있으면 바로 적발했기 때문에 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규군은 3개월 동안 훈련을 받는데 자기 같은 자원병은 1개월만 훈련을 받은 후 총을 지급받고 곧바로 전투 현장에 투입됐다고 했다.

    지난달 22일 그는 이 병원에서 가까운 지역을 지키라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 트리폴리에 진격한 반군과 직접 마주쳐 전투를 벌이던 중 왼쪽 옆구리에 총을 맞았다. 부상당한 그를 이곳 병원에 데려온 건 반군이었다.

    반군이 트리폴리를 장악하고 카다피가 도망자 처지가 된 지금의 심경을 물었다.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카다피가 잡히면 고문해서 토막을 낼 것"이라며 토막을 내는 손짓을 했다.

    카다피군에 가담한 데 대한 보복이 두려운지 물어보자 "마음이 자유롭다. (외부의) 압력 같은 건 느끼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후회하고 있는지를 묻자 얼굴에 후회하는 표정의 웃음을 살짝 띄우며 "그렇다"고 말했다.

    마흐무드는 카미스 여단에는 20세 미만의 자원병이 1천300명 있었다고 알려줬다.

    카다피 측에서 싸우다 다친 100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살라 에딘 병원은 새로운 리비아가 풀어야 할 내전의 상처가 웅크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