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측 검찰 진술… “7억·산하위원장 자리 등 약속”“곽노현, 박명기와 사진도 찍어” 신빙성 높아 보여
  •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앞둔 5월 17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박명기 교수가 서울 사당동 등에서 비밀회동을 갖고 박 교수의 후보 사퇴와 단일화에 대한 모의를 했다고 <조선일보>가 30일자 1면으로 보도했다.

    이 사실은 박 후보 측 관계자 A씨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으로 검찰은 양측의 비밀회동에 박 후보가 직접 참석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이 자리에 곽 후보도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 ▲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박명기 교수 ⓒ 자료사진
    ▲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박명기 교수 ⓒ 자료사진

    A씨 진술에 따르면 곽 교육감 측은 당시 회동에서 "후보를 사퇴하면 7억원을 보상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는 등의 약속을 했다.

    A씨는 "작년 5월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곽 후보 측은 경제적 보상을 대가로 박명기 후보 측에 후보 사퇴를 거듭 회유했다"고 말했다.

    '사당동 비밀회동' 등에서 곽 후보측과 박 후보는 ▲7억원을 주겠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 ▲교육발전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하겠다 ▲서울교대총장 출마하면 도와주겠다는 것 등 네 가지를 약속했다는 것이다.

    두 차례에 걸친 비밀회동 직후인 5월 19일 박 후보는 사퇴 발표를 했고, 곽 후보가 진보·좌파 진영의 단일 후보가 됐다.

    하지만 단일 후보가 된 곽 교육감이 당선 이후 약속을 지키지 않자, 박 후보 측이 항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박 후보 측은 곽 후보 측과 나눈 대화를 녹취했으며, 박 후보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단일화 과정을 A4용지 7장에 정리했다.

    박 후보 측은 이 문건을 지난해 10월 곽 교육감 측에 전달했으며, 이를 보고 당황한 곽 교육감이 박 후보에게 돈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자리에는 시민단체 대표로 이해학 목사가 회동 내용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목사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곽노현 교수한테 저쪽에서 이런 제안(7억 요구)을 해왔다고 따로 밖에서 말하니까 ‘난 참석도 안할랍니다’하면서 거절했다”며 “교육계의 개혁이 정말 필요하다고 절감해 억지로 끌고 들어가서 두 분(곽노현·박명기)을 앉히고 사진을 찍었다”고 증언했다.

    이 목사는 “곽 후보는 (돈 요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고 먼저 떠난 것까지만 확인을 했다”고 말했지만, 이날 발언을 통해 곽 교육감이 당시 ‘사당동 모임’에 참석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게 됐다.

    하지만 곽 교육감 측은 이에 대한 답변을 일체 거부하고 있다. 이날 교육청에 출근한 곽 교육감은 "(교육감으로서) 앞으로 일정을 이어나가겠다"며 사퇴거부 의사를 재차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