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수사’라고 비난하던 민주당, 손바닥 뒤집듯 꼬리 자르나‘교육감 직선제 손질’ 목소리도 부상
  • 한나라당은 30일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박명기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넸다고 시인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향해 사퇴공세를 퍼부었다.

    곽 교육감 문제를 고리로 무상급식 대결의 흐름을 끊고 좌파진영의 ‘도덕적 흠결’을 적극 제기함으로써 내년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기 위해서다.

    이 같은 맥락에서 한나라당은 곽 교육감을 둘러싼 민주당의 ‘입장 변화’에 대해서도 공세를 집중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곽 교육감은 투표에는 나쁜 투표가 있고, 뇌물에는 착한 뇌물이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 같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나쁜 교육감이 착한 투표를 거부 선동했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며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 ▲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곽노현 교육감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곽노현 교육감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권 사무총장은 “참 나쁜 교육감인 곽 교육감에게서는 기본적 양심과 최소한의 법상식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은 처음에 기획수사 및 의혹 부풀리기라고 주장하다 이제는 ‘꼬리 자르기’로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아 의원은 “반부패 법치주의를 자처했던 곽 교육감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주만 해도 ‘정치적 의도를 가진 기획 수사’라고 비난하더니, 곽 교육감이 돈을 줬다고 시인하자 발을 빼고 있다”고 가세했다.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도덕 불감 나쁜 교육감”이라고 촌평했다. 그는 “(곽 교육감은) 야권이나 진보진영의 사퇴 요구에는 답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내에서는 현재 직선제로 이뤄지는 교육감 선출제도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영아 의원은 “교육감 직선제 자체는 고위험 구도이자 부정의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구도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 간선제, 임명제, 시도지사와의 러닝메이트제 등의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전혁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직선제를 하는 순간 헌법이 교육에 요구하는 ‘중립’이 깨지고 모든 정책은 정치대결로 치닫고 있다.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해야 한다”며 대안으로 시도지사와의 러닝메이트제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