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사업이 다시 한번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러시아 울란우데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철도 등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조선중앙통신은 두 정상이 "가스를 비롯한 에너지와 철도를 연결하는 문제 등 경제협조 관계를 여러 분야에 걸쳐 발전시킬 데 대한 일련의 의제들이 상정돼 공동인식이 이룩됐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실무그룹들을 조직 운영하며 이 방향에서 계속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25일 전했다.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이 최우선 의제로 다뤄지긴 했지만 철도 연결 사업에도 양국 정상이 관심을 할애한 만큼 오랫동안 논의가 중단됐던 TSR과 TKR 연결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정부 차원에서 논의된 것은 전혀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3국 간 철도 연결 사업과 관련해서는 2006년 이래 논의가 전면 중단된 상황"이라며 "남북 관계가 선행돼야 이 문제를 재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남-북-러 철도 연결 문제는 이철 코레일 사장 등 남북한과 러시아 3국의 철도 책임자가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회의를 갖고 TKR-TSR 연결에 공동 협력하기로 한 2006년 3월 이후 뚜렷한 진전이 없다가 남북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관련 논의가 전면 중단됐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나 러시아에서 먼저 접촉해오면 몰라도 우리가 먼저 나설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최근 방한했던 러시아 철도 고위 관리가 북한과의 협의가 진전되면 진행 사항을 알려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러시아측에서 곧 상황 설명을 해올 것으로 예상했다.

    알렉산더 살타노프 러시아철도공사 부사장은 지난 17일 허준영 코레일 사장을 방문해 한-러간 철도협력과 TKR-TSR 추진계획, 남-북-러 철도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한국의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한편 남-북-러 철도 연결 사업이 탄력을 받으려면 일단 러시아와 북한이 진행하고 있는 나진-하산 간 52㎞ 철로 연결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게 선결 조건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은 2008년부터 나진항으로 들어오는 동북아 지역의 화물을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운송해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운송하기 위한 나진-하산 간 52km 철로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다.

    나진-하산 간 철로 보수가 완료된 이후 나진항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게 되면 물동량 확보 차원에서 한국의 참여가 절실해지게 되므로 러시아와 북한 내에서 TSR과 TKR 연결 사업에 대한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