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잇따라 17번홀서 무릎 꿇어
  • 제93회 PGA 챔피언십이 열린 미국 조지아주의 애틀랜타 어슬레틱 골프장의 17번홀(파3·207야드)은 멋진 조경과 함께 연못을 끼고 있어 가장 아름다운 홀로 꼽힌다.

    그러나 계단으로 올라가 그린을 내려다보면서 티샷을 해야 하는 이 홀에서 우승을 다투던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마지막 4라운드가 열린 14일(현지시간) 경기가 종반으로 넘어가면서 우승 후보 중에서 가장 먼저 고개를 숙인 선수는 스콧 버플랭크(미국)였다.

    버플랭크는 16번홀(파4)에서 멋진 벙커샷으로 버디를 잡아 선두 제이슨 더프너(미국)를 2타 차로 따라붙은 뒤 17번홀 티박스로 올라갔다.

    그러나 버플랭크의 티샷은 워터 해저드와 그린의 경계지역을 맞고 한 차례 크게 튀어오른 뒤 물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 홀에서 2타를 잃은 버플랭크는 연장전에 합류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결국 공동 4위(5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다.

    그다음의 희생자는 더프너였다.

    15번홀(파3)과 16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내 흔들리던 더프너는 17번홀에서 다시 뼈아픈 실수를 저질렀다.

    티샷을 그린 한가운데의 안전한 지역으로 떨어뜨린 더프너는 버디 퍼트를 홀에서 3m가량 지나친 지점으로 보내더니 파퍼트마저 놓쳐 보기를 적어냈다.

    이에 앞서 선두를 맹추격하던 키건 브래들리(미국)는 이 홀에서 10m가 넘는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결국 연장전까지 끌려간 더프너는 17번홀에서 다시 3퍼트 실수로 보기를 하는 바람에 브래들리에게 우승컵을 넘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