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사라진 외제차, 강원도민저축銀 창고에‥ 분당경찰서 "해당 차량, 은행 불법대출과 무관"
  • 탤런트 연정훈(33)이 1년 전 도난 당한 2억원대 포르쉐 승용차가 경기도 하남시 소재 강원도민저축은행의 한 창고에서 발견됐다.

    경기도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연정훈은 지난해 6월 서울 역삼동의 한 자동차공업사에 자신의 검은색 포르셰 승용차를 맡겼다 도난 당한 뒤, 1년여가 흐른 지난달 19일 분당경찰서에 도난 신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할부금융사로부터 빌려 탔던 차량을 도난 당한 연정훈은 그동안 할부금융사와 소유권 이전 절차를 진행해왔는데 해당 차량을 찾지 못하자 뒤늦게 도난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29일 밝혔다.

    연정훈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차량 소재를 조사하던 중 강원도민저축은행의 채규철(61) 회장이 부실·불법 대출시 담보로 제공 받은 고급 외제승용차 19대를 보관 중인 강원도민저축은행 창고에 연정훈의 차량이 주차 돼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연정훈의 차량이 강원도민저축은행의 부실·불법 대출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빠른 시일 내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발부받아 연정훈의 차량이 왜 이 곳에 보관돼 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28일에도 담당 수사관을 하남시 창고로 급파, 연정훈의 차량을 압수하려고 했으나 운전이 용이치 않은 람보르기니 등에 가로막혀 있는데다 기상 여건마저 좋지 않아 집행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 자동차 전문가는 "가격대(2억5,000만~3억원)를 봤을 때 연정훈이 잃어버렸던 포르쉐 승용차는 <포르쉐 911 카레라4S> 오픈카로 추정된다"면서 "이 비싼 차량을 도난 즉시 신고하지 않았던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경찰 조사 결과 연씨의 차량이 저축은행의 불법 대출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포르쉐 차량을 이용해 연씨 본인이나 제 3자가 담보 대출을 받았을 가능성은 전무하다"면서 "아마도 연씨의 차량을 훔친 누군가가 저축은행의 창고를 빌려 보관해 왔을 가능성이 가장 농후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680여억원 상당의 부실·불법 대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채규철 회장은 차량 등록도 안 된 외제차들을 담보로 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대출을 남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에선 채 회장이 대출 실적을 올리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고급 외제차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본인의 성향 때문에 외제차 담보 대출을 선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강원도민저축은행의 창고에는 람보르기니, 벤틀리, 코닉세그 등 최고급 스포츠카 19대가 주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100억원대가 넘는 이들 차량은 대부분 채 회장이 부실 대출시 담보로 제공 받은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