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출마로 ‘가닥’…오세훈‧김문수, 지원사격 ‘미지수’손학규, ‘또’ 고심… 정동영, ‘수도권 차출론’ 피해가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19일 내년 총선 지역구 출마 입장을 밝히자 여야 대권 '잠룡'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잠룡들은 내년 총선에서 개개인의 지역구 출마보다 전체 총선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했다. 여세를 몰아 대선후보로 낙점되는 시나리오를 꿈꾼 것이다. 그러다 박 전 대표 출마 표명으로 난감한 처지가 됐다.

    반면 일부 예비대권주자는 ‘수도권 차출론’ 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고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몽준, 출마로 ‘가닥’…오세훈-김문수, 지원사격 ‘미지수’

    한나라당 현역 의원 중 정몽준 전 대표는 공공연히 내년 대권 출마 의지를 밝혀왔다. 그는  지난 2008년 총선에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울산을 떠나 서울 동작을로 지역구를 옮기는 대변신을 꾀한 바 있다.

  • ▲ 정몽준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키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 연합뉴스
    ▲ 정몽준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키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 연합뉴스

    정몽준 전 대표와 가까운 정양석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역구 출마로 가닥을 잡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본인 지역구 외에 다른 지역에도 지원을 나갔다.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차기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내년 총선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공식적으로 이들이 내년 총선 지원사격과 관련해 언급한 바는 없으나 선대위원장과 같은 ‘감투’ 없이 움직이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대선 출마만 놓고 본다면 내년 7월까지 공직에 있을 수 있다. 반면 총선 지원을 하려면 적어도 3월에는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두 사람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손학규, ‘또’ 고심… 정동영, 최대 수혜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최근 주변 인사들에게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다릴 것이며, 당의 전략에 따라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했다.

    손 대표는 4.27 재보선으로 수도권의 성지로 꼽히는 ‘분당’에 입성했으나 혹여나 재도전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대선 가도에 큰 짐을 떠안을 수 있다. 단 몇 달 만에 지역구를 떠나는 것도 고민이다.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 출마하게 되면 다른 지역으로 지원유세를 나가는데 부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야권 핵심 관계자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손 대표가 자신의 ‘1석’ 보다 전체 선거를 지원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 ▲ 정동영 최고위원(왼쪽)은 지역구인 전주 덕진에 출마하기로 한 반면 손학규 대표(오른쪽)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 정동영 최고위원(왼쪽)은 지역구인 전주 덕진에 출마하기로 한 반면 손학규 대표(오른쪽)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정동영 최고위원은 현 지역구(전주 덕진) 재출마 쪽으로 기울어 져 있는 분위기다. 정 최고위원은 “‘이곳에서 정치를 마감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18대 서울 동작을에서 정몽준 의원에 밀려 낙선한 이후, 2009년 4.29 재보선 당시 공천파동까지 겪으며 우여곡절 끝에 호남으로 복귀했다.

    당내 호남권 중진의 ‘수도권 차출론’이 들끓고 있는 차에 그의 ‘지역구 사수’에는 박 전 대표의 결정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다른 야권관계자는 “여권 유력 대권주자가 자신의 지역구 출마를 고수하며 총선을 뛰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유리한 지역 출마를 앞두고 있는 야권 대권 예비후보로서는 큰 수혜를 입은 셈”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수도권 출마 결심을 굳히고 ‘정치 1번지’ 상징성을 지닌 서울 종로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9대 호남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는데다가 유력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감동’을 위해 어려운 지역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