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의원들, 어려운 지역으로 나서라”민주당 중진들, 탈(脫)호남 탄력…수도권‧영남行
  • 김정권 한나라당 신임 사무총장이 비례대표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미 한차례 ‘혜택’으로 국회에 입성한 만큼 내년 총선에서 당선이 불확실한 어려운 곳에 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광주 서구 출마를 선언한 비례대표 초선의 이정현 의원을 치켜세웠다.

  • ▲ 이정현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사지로 꼽히는 호남(광주 서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정현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사지로 꼽히는 호남(광주 서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사무총장은 15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에 출연, “이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광주 서구에 출마하겠다는 치열함과 열정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 이정현 의원과 같은 비례대표가 5~6명만 있어도 총선, 대선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고전이 예상되는 내년 총선에서 이미 얼굴이 알려진 비례대표 의원들이 취약지에 ‘도전’할 것을 독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기에 이러한 요구는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한나라당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18대 의원으로 인지도를 확보한 비례대표 의원이 ‘어려운 지역’으로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 민주당, 중진 탈(脫)호남 탄력…수도권‧영남行

    19대 총선을 불과 9개월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역 기득권’ 타파를 내세워 영남-수도권 진출을 공언하면서 텃밭을 위협하는 것도 적잖은 부담이다.

  • ▲ 김효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지역구(전남 담양군곡성군구례군) 대신 수도권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 김효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지역구(전남 담양군곡성군구례군) 대신 수도권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호남에서 3선을 지낸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지난 10일 “내년 총선에서 중원(中原) 싸움의 선봉에 서기 위해 지역구를 떠나 수도권에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북에서 4선을 한 장영달 전 의원은 6일 경남에서 출마하겠다고 했고, 정세균 전 대표도 호남을 떠나 서울 종로에서 출마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또한 차기 당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김부겸 의원(경기 군포)도 8일 대구 출마를 검토하겠다고 했으며, 서울에서 재선을 한 김영춘 전 의원은 부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 중진들의 탈(脫)호남-수도권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으나 한나라당은 상황이 답답하다.

    ◆ 한나라 비례대표, 강남3구 등 ‘쉬운 곳’에 줄서나?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의원이 내놓은 서울 양천갑을 비례대표 의원들이 노리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양천갑은 중산층이 몰려 있어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다.

    원 의원은 당선이 유력한 자신의 지역구를 신진인사 영입용으로 내 놨으나 정작 비례대표 의원이 손쉽게 지역구 의원으로 변모할 여건만 조성한 모양새가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성진 전 의원이 의원직 박탈로 토해낸 서울 강남을 지역을 노리는 비례대표 의원도 줄잡아 10명은 된다는 것이 당 안팎의 분위기다.

    수도권 위기론에 휩싸인 한나라당이 아직까지 어느 여론조사에서도 우위를 보이는 곳이 바로 서초-강남-송파로 대표되는 강남3구다. ‘편한 길을 걷겠다’는 비례대표의 '욕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 사무총장이 이정현 의원을 치켜 세우고 나선 이유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이 의원을 예로 들며 분위기 반전을 꾀한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당내 비례대표 중에서 정치적 장래가 아주 밝고 지도자로 성장할만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의원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분들이 당의 텃밭이 좋은 곳만 찾아서 서로 경쟁하듯이 모여들려 한다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공천 형식과 규칙 등에 대해 “내년 총선 공천은 상향식 공천(국민경선제)이 전제돼야 한다. 공천의 규칙은 8월 말까지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