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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보 상태에 있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유상증자와 코레일 측의 대폭 양보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코레일과 용산역세권개발㈜은 13일 서울 광화문빌딩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정상화 방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사업자인 드림허브㈜가 4천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현재 자본금 1조원을 1조4천억원으로 증액한다고 밝혔다.
오는 9월1일 1천500억원을, 내년 3월31일 2천500억원을 각각 증자해 자기자본을 확충하겠다는 방안이다.
드림허브㈜는 30개 출자사가 전원 증자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또 자금 사정으로 출자하지 못해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에서 이탈하는 출자사가 나올 경우, 제3자가 실권주를 인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놨다고 덧붙였다.
사업부지를 갖고 있는 코레일도 직·간접적인 자금 지원과 비용 경감을 통해 사업 정상화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우선 코레일은 분양수입이 들어오기 전까지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주기 위해 4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전제로 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서는 4조1천632억원짜리 랜드마크 빌딩을 선매입한다.
당초 코레일은 1조원 규모의 지급보증과 3천억원의 유상증자를 빌딩 선매입의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어려운 시장 여건을 고려해 4천억원의 유상증자로 조건을 완화해주기로 했다.
랜드마크 빌딩의 선매각으로 드림허브는 서부 이촌동 사유지 보상금 등으로 사용할 초기 사업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코레일은 또 토지대금 분납이자의 부과 시점을 2011년 12월에서 2013년 5월로 변경함으로써 4천800억여원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드림허브 측이 코레일에 내기로 한 토지대금 보상금 가운데 4차 매매대금 3조2천억원에 대한 보상금은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코레일은 토지를 네 차례에 걸쳐 분할 매각하는 데 따르는 손실 보전을 위해 보상금을 받기로 했다가 4차 매각에 대한 보상금 2천800억원은 포기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토지대금 중도금(2조3천억원)의 납부일은 2012~2014년에서 분양수입이 들어오는 2015~2016년으로 연기했다.
이로써 건설사들이 공사비를 떼일 염려를 덜고 지급보증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 편하게 시공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돼 건설사들의 사업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드림허브 측은 기대했다.
외부 투자유치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코레일 김흥성 대변인은 "현재 국내 유수 건설사 및 외국 투자자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 "이번 정상화 방안이 결정적인 한방으로 작용해 향후 더 구체적인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시도 서부 이촌동 주민들에 대한 보상 업무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산하 공기업인 SH공사에 보상 업무를 위탁하기로 했다.
드림허브와 코레일, 서울시가 동참하는 이번 정상화 방안으로 총 6조1천360억원의 재무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재무효과 덕분에 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서는 건축 시설 내 분양가가 3.3㎡당 평균 500만~600만원씩 인하될 것으로 드림허브는 내다봤다.김흥성 대변인은 "명품 입지에도 불구하고 분양가가 너무 비싸 사업성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가 많았는데 이번 조치로 분양가가 내려가면 자연히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용산으로 집중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국내 한 건설사가 주관사 또는 프로젝트매니저(PM) 역할을 맡기에는 사업 규모가 너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오피스빌딩과 오피스텔, 상업시설, 호텔, 백화점 등 개별 건축물마다 시공사가 선정될 예정이다.
선매각된 랜드마크 빌딩 시공사는 9월까지 선정된다. 아직 방식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시공사의 지급보증 부담이 사라지면서 공사단가를 낮출 수 있는 공개입찰 방식이 유력하다는 전언이다.
여타 건축물에 대해서는 선매각 계약이 체결되거나 공사가 시작되는 2012년 말께 시공사를 선정하게 된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사업 관련자들이 합심해 자금조달 문제를 해소하고 사유지 수용 등 인허가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줄이게 돼 세계에 내놓을 '명품 단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하는 일만 남았다"며 "인근 지역의 브랜드 아파트보다 싼 가격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업부지 내 철도시설 이전이 거의 완료돼 시설물 철거와 토양오염정화 공사가 조만간 시작된다.
9월 중 유상증자한 금액으로 마지막 남은 토지의 매매계약을 체결하면 드림허브가 정식으로 사업 시행자로 지정돼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드림허브는 30조원을 투자해 국제업무시설, 호텔, 백화점, 쇼핑몰, 문화시설, 아파트 등 총 67개동의 건물을 조성한다. 67조원의 경제효과와 36만명의 고용창출, 연간 5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이 예상된다고 드림허브는 밝혔다.
용산개발사업은 오는 12월 도시개발 계획변경 승인을 받고, 2013년 6월 착공 및 분양에 돌입해 당초 예상보다 1년 늦어진 2016년 12월 준공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