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왜 그렇게 발끈?

      손학규 대표는 당내 주류인가, 비주류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손 대표가 ‘원칙 있는 대북 포용’과 ‘종북진보(사실은 종북은 진보가 아니다)의 오해'를 거론하자 민주당의 정동영, 박주선, 김정길 등 전현직 의원들이 거품을 물었다.  손 대표 쪽 반응은 이에 비하면 그다지 도전적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궁금하다. 도대체 민주당의 정체성은 손학규 쪽인가, 그에 대해 발끈한  쪽인가?

      원칙 있는 포용정책이라야 한다,,,그렇지 않을 때는 ‘종북’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한 말은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처럼 자명한 상식 그 자체다. 그런데 이것이 민주당에서는 ‘찾잔 속 태풍’을 일으켰다니 상식도 그쪽 동네에서는 비상식으로 몰린다는 소리인가?

      무엇을 원론적이고 당위론적으로 말하면 그것을 딱히 대놓고 시비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원칙 있는 포용정책’을 하자는 손 대표의 말은 지극히 원론적이고 당위적인 표현이다. 설령 은연중의 속뜻이 따로 있었다고 해도 그것을 겉으로 특정(特定)하지 않은 한에는 시비걸기가 어렵다. 그런데 정동영은 얼굴을 붉히며 “그럼 전(前)정권은 ‘원칙 없는 포용’을 했다는 소리냐?”는 투로 걸고넘어졌다. 왜 그랬을까? 제발이 저려서?

      ‘김대중-노무현 식 햇볕’을 마치 신성불가침의 교리인양 떠받들어 온 것이 그간의 우리사회 일각의 신흥종교 현상이었다. 웃기는 일이다. 정책이 어떻게 신성불가침이 될 수 있는가? 햇볕 아니라 달빛 별빛도 얼마든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당연히 되어야 한다.

     김대중-노무현은 그러나 “햇볕 비판하면 반(反)통일-반(反 )화해, 전쟁세력”인양 분위기를 몰아갔다. “햇볕 반대? 너 그럼 전쟁하자는 거냐?”며. 김대중-노무현은 그런 휘몰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주류 이데올로기를 비주류로 역전 시키고, 반대로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주류로 만드려 했다.

      주류와 비주류는 물론 싸움에서 이기고 지면 뒤집힐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이 대한민국 반세기 주류 이데올로기를 뒤집었고, 2008년에는 그들의 ‘뒤집은 것’이 또 뒤집혔다. 이 때 김대중-노무현 세력은 “아, 조금만 더 갔으면 아주 돌이킬 수 없을 지경까지 갔을 터인데,,,” 하고 절치부심했다고 한다.

      이 절치부심이 손학규 대표의 상식적인 말 한 마디로 폭발한 셈이다. “부르터스 너마저도?”였을까, 아니면 “굴러들어온 돌 주제에 감히 박힌 돌을?”였을까? 어쨌거나 그냥 "원칙 있는 포용정책을,,,종북 오해 사지 말아야"라고만 말해도 “저게, 필시 나를 두고 하는 욕이지?" 하고 제풀에 화낼 사람들이 있기는 있다는 엄연한 반증.

      더 웃기는 것은 그러나, 손학규 대표가 마치 졸지에 햇볕 시비론자처럼 돼버렸지만, 그가 그런 사람일 턱은 없다는 사실이다.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