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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의원들이 자신들의 세비를 삭감하거나 현수준에서 동결하자는 법안을 앞다퉈 제출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미 의회는 이미 2011년은 물론 2012년 세비까지 동결한 상태다.
의원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3년 세비까지 동결하거나 삭감하겠다면서 올해들어서만 18건의 세비 동결·삭감 법안을 제출해둔 상태라고 미 의회 소식지인 `더 힐'이 29일 전했다.
미국에서는 1989년부터 강화된 의원 윤리규정의 시행과 함께 의원들이 강연료를 받지 않는 대신 세비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생활비 연동 조정에 따라 매년 일정비율로 자동 인상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와 재정적자 누적으로 인해 상·하원 의원들은 지난해 세비 동결법안을 가결, 2011년과 2012년에는 세비를 일절 올리지 않기로 했다.
현재 상·하원의원의 세비는 연간 17만4천달러이며 각 당의 원내 대표는 19만3천400달러, 하원의장은 22만3천500달러로 책정돼 있다.
내년까지 세비를 동결한 의원들이 2013년 세비까지 삭감 혹은 동결하자고 나선 것은 최근 연방정부의 채무한도 증액 문제를 놓고 민주.공화 양당이 치열하게 대립함에 따라 의원들이 솔선해 국민의 세부담을 줄여나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비의 자동 인상조항을 유보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한 클레어 매카스킬(민주.미주리) 상원의원은 "전국적으로 실업자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의회가 매년 자동으로 세비를 올려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근로자들의 임금 삭감 얘기를 듣고 있는 마당에 의회가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하는 것은 세비의 자동 인상조항"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세비동결 법안을 내놓은 클리프 스턴스(공화.플로리다) 하원의원은 "올해도 1조5천억달러의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의회가 재정지출을 줄이지도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의원들이 당연히 세비를 동결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출된 법안 가운데 가장 크게 주목을 받는 법안은 올해초 머리에 총격을 받고 기적적으로 생존한 가브리엘 기퍼즈(민주.애리조나) 의원의 세비 5% 삭감 법안이다.
기퍼즈 의원의 대변인은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데 의회가 모범을 보여야 하며, 세비를 깎는 방안 이외에 더 나은 모범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퍼즈 의원의 법안이 통과될 경우 2013년에 460만달러의 국민 세부담이 줄게 된다.
미국에서 의원들의 세비가 삭감된 것은 대공황 당시인 1933년이 마지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