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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꿔서는 안된다? 웃기지도 않은 헛소리'

미야베 미유키 지음 '홀로 남겨져'

입력 2011-06-20 15:08 수정 2011-06-20 15:23

▲ 미야베 미유키 단편집 '홀로 남겨져'ⓒ북스피어 제공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남을 원망하고 미워하게 된다. 어쩌면 진심으로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다른 누군가도 나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일이 생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타인에게 상처 입고 타인을 상처 입힐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때로는 그 감정을 되돌려 주지 못하는가 하면, 상처를 치유할 방법을 찾을 수 없어 헤매기도 한다.

'미미여사'로 알려진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집 '홀로 남겨져'가 출간됐다.

표제작인 '홀로 남겨져'를 포함, 전부 일곱 편의 수록된 이 단편집의 독특한 점은 유령이나 생령 등 비현실적인 존재들이 등장한다는 것.

나에게만 들려오는 어린아이의 발소리, 칼에 찔려 이승과 저승의 사이 '중간계'를 떠돌게 된 야구 선수, 한이 남아 지박령이 된 아름다운 여인….

유령이나 원혼 같은 존재가 등장한다고 하면 단순하게 공포물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단편집은 그런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모든 작품들이 결국 인간의 마음과 상처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큰 상처를 받았지만 가해자에게 마땅한 처벌을 내릴 수는 없다.

과거에 저지른 행동이 발목을 붙잡고 결국에는 미래까지 산산조각 부서져 버리기도 한다. 법이나 사회가 나를 상처 입힌 사람을 처벌해 주지 않는다.

이 불공평한 상황이 너무나 억울한데, 이 마음을 어디에 털어놓아야 할지조차 모르겠다. 미야베 미유키는 그때의 절망과 분노를 다루고 있다.

어디에든 불합리한 일들은 있기 마련이다. 미야베 미유키는 결코 원래 세상이 그렇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외면하고 상처를 묻어버리지 않는다.

아니, 불합리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그 상처가 치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유령이나 원령 같은 비현실적인 존재를 다루는 이유도 작가가 현실적으로 치유할 수 없는 상처조차 어떻게든 감싸 안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북스피어 펴냄, 328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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