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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0일 오후 숙명여대를 찾아 한국대학생연합 회장단과 ‘대학등록금’ 관련 면담을 가졌다. 분위기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이었다.
특히 이날 오후 한대련이 대규모 촛불집회를 예고, 면담에 앞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비공개 면담을 요구했으나 한대련이 이를 거절하는 진통 끝에 공개면담으로 진행됐다.
황 원내대표는 등록금 부담완화를 위한 한나라당의 의지를 거듭 밝혔으나 한대련은 ‘고공행진’ 등록금 문제에 분통을 터뜨리며 정부 및 여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3개 트랙을 소개했다. 그는 “등록금 인하, 장학금제도 확대, 학자금 대출 개선하겠다. 국민의 의견을 모아 정부와 협상하고, 6월까지는 마치겠다”고 등록금 인하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반면 한대련 학생들은 “국가가 교육공공성을 저해하고 있다. 반값등록금 공약을 이행하라”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반값등록금 공약 미실현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황 원내대표는 “오늘 모임 취지가 사과를 받는 것이냐 등록금을 이야기하는 것이냐. 사과가 필요하면 당에서 얘기해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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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로 숙명여자대학교에서 한국대학생연합 박자연 의장 등 대학생들과 '반값등록금'과 관련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핵심은 반값등록금 공약에 대한 설전이었다.
한대련 소속 한 학생은 “황 원내대표가 한나라당 대선 공약인 반값 등록금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고 몰아붙이자 황 원내대표는 “언제 어디서 말했는지 확실히 말해달라”고 물러서지 않았다.또한 황 원내대표가 “등록금을 낮추지만 도덕적 해이에 빠질 정도는 어렵다”고 말하자, 한대련 의장인 박자은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사과도 없는 정치인들의 도덕적 해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황 원내대표는 당 일각에서 제시된 장학금 지원 기준에 대한 학생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B학점, 하위 등은 잊어라. 장학금 개념이었는데 정정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반값 등록금을 할지 말지를 말해 달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황영철 의원은 “여러분이 진정성 있게 등록금 문제를 고민하는지 되묻고 싶다. 여러분의 기본 사고는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비판적인데, 선을 갈라놓고 출발하면 안되지 않겠느냐”며 한나라당이 등록금 문제에 진정성을 갖고 있음을 피력했다.
촛불시위와 관련해 황 원내대표 “법 기준에 잘 맞추면 당이 왈가왈부할 수 없다. 다만 정치적으로 변질될까 그런 걱정은 한다”고 말하자, 박자은 회장은 “그렇게 말해 안타깝다. 평화로운 시위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면담은 예정 시간을 넘겨 2시간 20분가량 이어졌다. 황 원내대표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학생들의 앙금이 쉽게 풀리겠느냐.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