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피하려 당 전당대회 규정 만들어 진 뒤 회동靑,"여권에 안정감 줄 만족할만한 회동" 평가
  •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적 오해를 피하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을 전당대회 규정이 마련된 후 추진하도록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일 "당에서 전당대회 규정 등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계파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때 회동을 하면 괜한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대통령의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 ▲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일 청와대에서 10개월만에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일 청와대에서 10개월만에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때문에 회동 시기가 조정됐던 것"이라고 이날 회동이 이뤄진 배경을 설명했다.

    당권-대권 분리 여부 및 대선 전 대권 주자의 당 대표 사퇴 시기 등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유력 차기 주자인 박 전 대표를 만날 경우 왜곡된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염려했다는 것이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러한 이 대통령의 뜻을 박 전 대표 측에 전하고 여러 차례 물밑 접촉을 통해 일정을 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은 지난 15일 이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마친 뒤 곧바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당초 예측과는 달리, 지난달 말 전당대회 규정의 윤곽이 잡히고 나서야 잡혔다.

    청와대는 이날 회동이 여권에 안정감을 줌으로써 만족할만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와 단독 회동에서 "좋은 여건이니 열심히 하라"는 취지의 덕담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견고하고 당 지지율 역시 집권 후반기 역대 어느 정부보다 높은 만큼 차기 대선 주자로서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핵심 참모는 "오늘 회동의 핵심은 통합과 민생으로서 당이 낡은 계파 대결 구도를 벗어나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정치적 갈등을 극복함으로써 정권 재창출의 길에 힘을 합쳐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설명이다.

    이 참모는 "대통령도 회동 결과에 만족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도 회동을 마치고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 수석의 배웅을 받으며 흡족한 표정으로 청와대를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정 수석이 회동 내용 발표를 어디에서 할 것인지 묻자 "임 실장과 정 수석은 단독 회담할 때 들어오지도 않아서 내용을 모르지 않느냐"고 웃으며 직접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